대학들의 혁파의지 주목한다(사설)

대학들의 혁파의지 주목한다(사설)

입력 1993-10-29 00:00
수정 1993-10-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학은 국가발전의 척도다.그러나 우리의 대학들은 후진국 수준이라는 것이 그동안 대학사회 안팎에서 지적되어 왔고 27일의 전국 대학 총학장회의에서도 재확인됐다.「21세기에 대비하지 못하는,개혁의 지진아」「당뇨병 환자처럼 상처 투성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제 대학의 개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고 이날 회의는 그같은 인식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개혁과 혁파의 첫걸음으로서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학개혁은 무엇보다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으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본다.교육과 연구라는 대학의 기본기능이 우리의 대학에서는 내팽개쳐져 있는 상황이다.교육부의 자료에서도 밝혀졌듯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학습량이 부족하다.1주일의 과목당학습시간이 3·6시간으로 영국(6.4시간) 독일(5.6시간) 미국(5.4시간) 프랑스(5.3시간) 일본(4.3시간)에 크게 못미친다.게다가 학사관리가 엉망이어서 강의실에 한번 안들어가고 졸업장을 받기도 하고 수업거부 사태가 예사로 일어나기도 한다.입학만 하면 졸업할 수 있는것이우리나라 대학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한국의 대학생은 인구 1만명당 4백7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2위를 기록한다.그러나 그 질적수준에 있어선 최하위에 가깝다.우리사회에서 대외경쟁력이 가장 약한 분야가 대학인 것이다.

공부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자질향상도 이루어져야 한다.입시부정에 연루되거나 학생들과 비윤리적 관계를 맺고 논문지도·학점부여 과정에서 금품을 받는 저질 무자격 교수는 물론이고 학교운영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싸움을 일삼는 정치교수들도 대학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교수의 자질향상은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수적 전제조건이다.그런 점에서 몇몇 대학에서 시도하고 있는 대학교수평가제의 전면도입 등도 검토해 볼만하다.그러나 가장 시급한것은 교수들 자신이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회복하고 최고지성인으로서의 자부심에 걸맞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공부하는 대학」의 모습과 함께 「경쟁하는 대학」의 모습이 갖추어 진다면 대학개혁은 성공할 것이다.미국의 대학이 세계 최고수준을 유지하는이유는 각 대학의 치열한 경쟁에 있다.어떻게 해서라도 다른 대학보다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대학들은 경쟁을 벌인다.그러나 우리 대학사회에는 선의의 경쟁이 없다.한국 대학사회의 모순과 비리의 근원적 원인은 자유경쟁의 원리가 도입돼 있지 않은데 있다고 말하는 교육학자도 있다.자유경쟁속에서 대학의 품질과 권위는 향상되고 유지된다.현재 추진중인 대학평가인정제의 조기실시를 대학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활용할만도 하다.
1993-10-2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