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패색에 춘천 앞섰어도 침통/보궐선거 투·개표 하던 날

대구 패색에 춘천 앞섰어도 침통/보궐선거 투·개표 하던 날

입력 1993-08-13 00:00
수정 199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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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누락 부재자투표지 무효처리

12일 실시된 대구동을,춘천등 2개지역 보궐선거 투표는 과열혼탁과 폭력시비로 얼룩졌던 득표전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고 하오 늦게 시작된 개표작업도 별다른 사고없이 밤을 새워 진행됐다.

당락의 윤곽이 일찍 판가름났던 지난 2차례의 보선과 달리 이번 보선의 당락은 이날 자정을 넘어서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구동을◁

○…이날 하오 7시5분쯤 시작한 개표는 막판에 금품살포및 폭력행위등 불법·혼탁양상이 극에 달했던 선거운동과정을 반영하듯 첫 개함인 부재자투표부터 이의가 제기되는등 초반부터 진통.

부재자투표지중 4장이 주소및 성명이 누락,선관위측은 즉각 전체위원회의를 열어 이를 무효처리했으나 민주당 안택수후보측 참관인이 『관권선거의혹이 짙다』며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

이날 개표는 팽팽한 2파전이 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무소속의 서후보가 계속 선두를 달리고 민자당의 노동일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으로 진행.서후보는 노후보 우세지역부터 개함됐음에도 불구,평광동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아 엄청난 기세를 과시.

서후보는 자신의 절대우세지역인 도동·지저동에서 표차를 더욱 벌려 자정쯤에는 안정권에 진입.

부재자투표의 개표결과 서후보가 3백51표를 얻어 선두를 차지했고 노후보가 2백17표로 2위,그 뒤를 이어 무소속 김용하후보 1백37표,안후보 1백19표순으로 나타나 예상대로 2강2약으로 시작.

서후보는 노후보 절대우세지역인 검사동 제1투표구에서도 1천1백5표를 획득,8백56표에 그친 노후보를 앞질렀다.반면 노후보측은 표차를 벌릴 것으로 믿었던 신평동에서조차 2위에 그치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곧이은 전통여권지역인 평광동 개표에서 처음으로 2백34대 1백86으로 이겼으나 자신의 절대우세지역으로 장담했던 검사동 1투표구조차 2백49표차로 지는등 계속된 개표에서 서후보와의 표차가 점점 벌어지자 불안한 기색이 완연.

3등은 할 것으로 예상했던 안후보는 꼴찌에 그치자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일찌감치 포기하는 인상.

또 계속 3위를 유지한 김후보는 『이런 상황이라면 15대는 가능한것 아니냐』며 위안을 삼는 분위기.<대구=한종태기자>

○투표율 의외로 상승

▷춘천◁

○…춘천실내체육관에서 실시된 개표는 하오 7시15분 2천1백39표의 부재자함 개봉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진행.

이어 8시5분 가장 먼저 도착한 교동 1,2투표함을 연 결과 우세지역이라는 민자당측의 주장대로 유종수후보(민자)가 1천33표를 얻어 유후보(8백86표)를 1백47표차로 앞지르며 선두 질주.

○…33년만에 혹서기에 치러진다는 이번 선거의 최종투표율은 총유권자 12만3천8백54명 가운데 7만2천4백69명이 투표에 참가,지난 14대 총선의 75·1%보다 16·6% 낮은 58·5%를 기록.

11일부터 시작된 본격 무더위로 뒤늦게 피서를 떠난 사람들이 적지않아 당초 55%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혼탁·과열 분위기가 일조를 한 듯 투표율이 의외로 상승.

○…하오 7시30분쯤부터 춘천실내체육관에서 부재자를 필두로 시작된 개표는 예상대로 유종수후보와 유남선후보의 선두다툼으로 일관,초반부터 2파전 양상.

양당 참관인들은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에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으며 개표장은 당락의 윤곽이 드러난 밤 11시까지 환성과 한숨이 교차.<춘천=문호영기자>

▷민자당◁

○…민자당은 이날 개표가 밤늦게까지 진행되면서 춘천지역에서는 선두를 줄곧 유지했지만 대구동을에서 패배하자 몹시 침통한 분위기.

김종필대표는 하오 10시20분쯤 여의도 당사에 돌아와 황명수사무총장 김영구총무 백남치기조실장 등 당직자등을 불러 개표상황을 점검.

김대표는 이어 하오 11시30분쯤 3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들러 관계자들을 독려한뒤 곧바로 자리를 떠나 청구동 자택으로 돌아갔는데 대구동을에서 충격을 받은 탓인지 시종일관 굳은 표정.

황총장은 저녁식사후 곧바로 당사에 나와 현지에서 수시로 들어오는 보고를 받으며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대구동을지역에서 무소속 서훈후보에 시종일관 밀리자 『따라잡기 어렵겠다』며 포기하는듯한 인상.

○개표결과 부진 실망

▷민주당◁

○…민주당은 개표결과 춘천의 유남선후보가 2위,대구동을의 안택수후보가 4위로 나타나자 실망스런 분위기.

이날 저녁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 모인 김원기·유준상·한광옥최고위원과 김덕규사무총장등은 개표초반까지만 해도 상당히 기대를 거는 표정이었으나 기대했던 유후보가 민자당의 유종수후보에게 밀리고 대구에서는 안후보가 아예 4위로 밀려나자 허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으며 김·유·한최고위원등은 서둘러 귀가.

○대구동을 과열 입증

▷중앙선관위◁

○…중앙선관위는 13일 대구동을·춘천 보선기간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선거법위반 사례는 모두 21건으로 집계.

지역별로는 대구동을이 13건,춘천이 8건으로 대구보선이 훨씬 과열됐음을 반증.
1993-08-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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