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깃발」 한국군 첫 평화활동

「유엔깃발」 한국군 첫 평화활동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3-07-09 00:00
수정 199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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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 금정호국장이 전하는 소말리아의 상록수부대/이군이 엄호… “절대안전”/기온 25도로 쾌적… 공수쌀로 밥 지어/중요 간설로공사 맡아 현지서 큰기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회원국의 일원이 되어 소말리아에 지난달 29일 파견된 공병대가 아프리카 오지중 오지인 발라드에서 평화활동을 시작했다는 현지 소식이다.

지금 소말리아는 섭씨 25도.1년중 가장 좋은 날씨라고 전해져 그나마 다행이라는 관계자들의 얘기다.

『모두들 무사합니다.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입니다』

지난달 29일 선발대와 특별기 편으로 소말리아를 다녀온 외무부 금정호국제기구국장의 표정은 무척 뿌듯해 보였다.그는 첫 해외파병은 아니지만 국군이 창군이래 처음 유엔군의 일원으로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한데서 파병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금국장은 도착당시 모가디슈 시내의 건물들이 대부분 지붕이 없는 게 인상적이라고 했다.『움막 같은 것을 지으려고 시민들이 모두 뜯어가버려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황폐함 그 자체였다는 설명이다.

우리 공병대가머무는 곳은 모가디슈에서 약 40㎞ 떨어진 조용한 소도시 발라드.내전이 있기전까지는 2만∼3만명 정도의 시민이 살았으나 지금은 대략 2천∼3천명이 살고 있다.물론 추측일 뿐 인구조사가 되어있지 않다.모가디슈공항에서 내려 그곳까지 가려면 무장경호차의 경호를 받아야만 갈수 있다.

『이 지역은 그리 큰 위험은 없으나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또 헬기나 군용차 아니고는 갈수있는 차편이 없습니다』 교통편뿐 아니라 전기·수도·전화가 없는 말 그대로 「미개지역」이라고 금국장은 고개를 내둘렀다.

우리 공병대 주둔지역은 발라드 중심지역에서도 약 5㎞쯤 떨어진 평지.이탈리아 공수부대 5백명과 군수지원부대 3백명의 숙소 중간 공터에 막사를 설치했다.이탈리아군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다.그러나 이 지역은 파벌이 없어 위험은 거의 없다.

선발대는 현재 14일 도착하는 본대가 묵을 막사를 짓고있다.금국장은 『처음 도착해서는 이탈리아 음식을 먹었지만 지금쯤은 가지고간 쌀로 우리음식을 먹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식수는 외국에서 공수해 먹고 세수와 샤워는 현지물을 정수해 쓰고있다고 했다.

『공병이기 때문에 화기는 개인용이지만 첨단 통신시설,발전시설,주방시설,냉방시설을 모두 갖춰 생활엔 불편이 전혀 없을 겁니다』 그러면서 본대의 대형장비를 보고 놀랄 이탈리아군의 모습을 보지못해 아쉽다고 했다.

우리 공병대가 할 공사는 발라드에서 밸레트웬을 잇는 3백90㎞의 2차선 도로.금국장은 『이탈리아가 60년전 건설했던 도로인데 그동안 보수를 하지않아 거의 황폐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이 도로는 모가디슈에서 소말리아 북부를 연결하는 중추 간선도로다.그래서 우리 공병대에 대한 현지의 기대가 대단히 크다고 한다.

금국장은 돌아오는 길에 공병대의 안전문제를 부탁하기 위해 총책임자인 터키출신 하우제독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하우제독은 한국의 참여를 높이 평가하면서 인력손실 방지를 흔쾌히 약속했다는 것이다.

『8일 새벽 도착했는데,달라진 우리의 국제위상을 실감하니 전혀 피곤함을 모르겠다』며 금국장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양승현기자>
1993-07-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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