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왕세자 내일 결혼… 축제무드 절정(특파원코너)

일 왕세자 내일 결혼… 축제무드 절정(특파원코너)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3-06-08 00:00
수정 1993-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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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선 특집방송… 거리엔 축하 현수막/“결혼은 사적행사” 일부 무관심·비판도

일본열도에 왕실결혼 축제무드가 높아지고 있다.일본TV들은 오는 9일의 나루히토(덕인)왕세자와 오와다 마사코(소화전아자)의 왕실결혼에 대한 다양한 특집방송을 앞다투어 내보내고 있다.또 거리에는 축하현수막과 포스터 등도 나붙고 있다.

왕실결혼이 불경기와 정치 스캔들로 얼룩져 우울한 일본사회의 밝은 뉴스가 되고 있는 것이다.일본인들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외교관 출신의 지성적인 마사코양이 왕세자비로 내정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며 미국 대통령부인 힐러리여사와 비유하기도 한다.

도쿄 메구로에 있는 마사코양의 집은 「관광명소」가 되어 토·일요일에는 2천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있으며 멀리 홋카이도 등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축하무드는 34년전 현 아키히토(명인)왕의 결혼때와는 크게 다르다.당시는 일본 전체가 축제분위기로 들떴었다.그러나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왕실결혼에 대한 인식도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축하분위기도 차분하다.TV들은 요란을 떨고 있지만 도쿄거리의 행인들 가운데는 무관심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더욱이 축하 이면에는 비판의 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일본 과격파들은 『결혼 퍼레이드를 진홍빛으로 물들이겠다』고 협박,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경찰당국은 결혼식 경비를 위해 3만명의 병력을 동원하는데 여기에 드는 경비비용이 17억엔(1백20억원)이라고 매스컴은 보도하고 있다.

또 왕실결혼 당일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결혼 반대집회가 도쿄에서 치러질 예정으로 있다.한 시민단체는 『왕세자의 결혼은 왕실의 사적인 행사다.결혼식을 국사로 여기며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정부는 결혼일을 휴일로 정해 축하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이같은 사회분위기를 결혼축하와 또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진 「결혼협주곡」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사회의 변화는 왕실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 놓고 있다.일왕은 신성한 존재로 권위의 원천이며 민족의식을 묶어주는 심정적 구심체였다.그러나 젊은 세대들에게는일왕이 더 이상 절대적 권위의 존재가 아니며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이같은 분위기는 『일왕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특별히 나쁠것도 없다』고 말하는 한 20대 청년에게서도 읽혀지고 있다.<도쿄=이창순특파원>
1993-06-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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