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매달릴땐 개혁 위기”/김 추기경,방송3사와 회견

“진상규명 매달릴땐 개혁 위기”/김 추기경,방송3사와 회견

입력 1993-05-18 00:00
수정 199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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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용서와 화합의 위대함 보일때/가해자도 진심서 우러난 사과 절실”

김수환 추기경은 17일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업적을 남긴 위대한 광주시민이 이제 용서를 통해 모든 지역의 모든 사람을 껴안는 위대함을 발휘해야 할때라고 강조했다.또 그 책임자 처벌문제는 용서로 감싸되 그에 앞서 당사자들은 진심으로 국민앞에 사과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김추기경은 이날 5·18광주민주화운동 13주기를 맞아 KBS·MBC·SBS등 TV3사와 각각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김영삼대통령의 담화는 전체적으로 적절한 것으로 생각하며 온국민이 대국적 견지에서 이를 받아들여 모두가 한마음이 돼 신한국 창조에 나서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김추기경은 『광주의 명예회복을 위해 대통령이 진심으로 광주사태를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고 그 밑거름으로 오늘의 문민정부가 나왔다고 높이 평가하는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책임자 처벌문제와 관련,『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요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경우 정치 경제 사회등 국가전반에 문제를 불러일으켜 문민정부가 힘을 잃고 지금까지의 개혁마저 무위로 돌아갈 염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정말로 어느 길이 광주를 더 빛나게하고 그 명예회복을 가져오게 하는 길인가를 생각할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추기경은 『우리사회가 비판만 앞세우고 잘못을 헐뜯기 시작하면 우리 민족공동체는 허물어지는 만큼 그 어느때보다도 용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큰 업적을 남긴 광주시민들이 바로 상처를 입은 그 마음을 열어 용서하면서 모든 지역의 모든 사람들을 껴안는 위대함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추기경은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용서를 위해서는 누가 책임이 있는지를 먼저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지만 사실상 누구인지는 다 밝혀진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이제 그들도 뉘우칠줄 알고 국민앞에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추기경은 『단지 사법적 형사적 처벌을 않자는 것이지 그들의 죄를 없는 것으로 하자는 것은 아닌만큼 그들 스스로가 수사로 밝혀지기 전에 국민앞에 사과하고 광주시민에게 진심으로 뉘우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하고 『역사속에서 진실은 밝혀질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김추기경은 또 광주비극의 기원에 대해서는 『10·26사태후 민주세력도 힘이 하나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는 주인없는 나라가 됐으며 그 힘의 공백상황에서 신군부가 유일한 세력을 형성하게 됐던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자기들만이 나라를 구할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처방으로 5·17계엄확대를 실시했던 신군부의 판단은 엄청난 잘못이었으며 거기서 광주의 비극도 기인했던것』이라고 말했다.<나윤도기자>
1993-05-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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