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대물림」 예측 가능/가족의 병력계보를 만들자

「질병의 대물림」 예측 가능/가족의 병력계보를 만들자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3-05-13 00:00
수정 1993-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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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계 3대 건강상태·사망원인 한눈에/심장·당뇨병 등 유전성 질환 사전 파악

한 집안의 병력을 관심있게 살펴보면 뜻밖에도 같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가족이 꽤 있음을 발견할수 있다.하지만 많은 가정의 경우 집안의 병력에 무관심해서 우연의 일치로 체념해 버리기 일쑤이다.전문가들은 이런 무관심이 자칫 집안에 「대물림의 화」를 불러올수 있음을 경고한다.5월 가정의달을 보내며,각 가정에서 병력계보를 만들어보는 일도 의미있는 일이 되겠다.

연세대 윤방부교수(가정의학)는 『어떤 질병이 완전한 유전성이 아닐지라도 사회 환경적 요인이나 가족의 특성및 습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게 마련』이라며 『가정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집안의 병력계보 작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가족병력계보란 가족내의 흔한 질환을 도식적으로 간단히 묘사해둔 문서.윤교수에 따르면 병력계보는 가족 전체의 질병경향을 나타내주기 때문에 자녀등 후손이 어떤 병에 쉽게 걸릴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가장 효율적인 지표가 된다.

과거에는 유전성 질환이 혈우병이나선천적 결손증등 희귀한 병에 한정된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심장병을 비롯,유방암·난소암·결장암·직장암·당뇨·고혈압·천식·알레르기·알코올중독·조울증 등에도 유전적 요소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미국 유타대 의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명 이상의 가족(직계 3대이내)이 협심증등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또 다른 가족이 이 병에 걸릴 확률은 보통보다 3∼6배 높아진다.또 부모가 편두통과 십이지장궤양을 앓을 경우 2세들의 발병률은 평균보다 각각 9배,3배 남짓 높다.

병력계보는 우선 직계3대를 멘델식 표로 도식화,사망원인(심장질환·당뇨·고혈압등),사망시 나이,생존자 건겅상태,생존자나이등을 써 넣는다.이밖에 직업,교육정도,정서관계 등도 표시해 두는 것이 좋다.계보의 왼쪽에는 각 세대의 첫번째로 태어난 사람이 위치하며 태어난 순서에 따라 오른쪽으로 기록한다.한 세대는 같은 줄에 표시하며 부부간에는 남자가 왼쪽에 위치한다(모형도 참조).이렇게 작성한 병력계보를 건강진단등을 받을때 가정의들에게 보여줌으로써자식에게 병을 물려 주거나 자신이 병을 물려 받게될 위험이 어느 정도 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어 진다.



서울대의대 유태우교수(가정의학)는 『병력계보는 평소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주는 제어기능도 갖고 있다』며 『1년에 한번 가량 가족이 함께 모여 서로의 건강상태를 얘기하며 병력계보를 만들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건승기자>
1993-05-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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