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정국」 돌파구 모색/정주영씨,왜 동교동 방문했나

「대선 패배정국」 돌파구 모색/정주영씨,왜 동교동 방문했나

윤두현 기자 기자
입력 1992-12-26 00:00
수정 199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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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체제정비 실기땐 위기상황온다” 판단/뿌리약한 소속의원 이탈 사전방지 포석/야권 대통합 등 「밝히기 힘든 제안」 추측도

정주영 국민당대표의 24일 동교동 전격방문은 이병규특보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발부와 정몽준의원의 거듭 소환등 사직당국의 강경수사에 따른 당의 위기를 야권공조를 통해 헤쳐나가려는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대표가 이번 주말쯤 상경하려던 당초 일정을 앞당겨 이날 급거 귀경,김대중 전민주당대표를 방문한 것은 현대중공업 비자금유용과 「부산기관장 모임」도청에 대한 당국의 강경수사에 대한 방향전환 모색의 의미를 갖는다.

정대표등 당수뇌부들은 검찰·경찰의 이러한 수사로 당이 자칫 회복할수 없는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당은 지난 3·24총선 직전 급조된 정당으로 소속의원들의 뿌리의식이 부족,당이 흔들리면 이탈할 의원들이 적지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당이 선거사범 수사에 휘말려 체제정비등에 차질을 빚게 돼 향후정국의 흐름에 효율적 대응을 못하면 일부 소속의원들의 이탈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또 일부 의원들의 이탈이 시작되면 사태진전에 따라 연쇄탈당으로 번져 국민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마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대표측은 이같은 속성을 잘 알고있는 민자당이 국민당을 뒤흔들 속셈으로 당국의 수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대표의 한 측근은 『민자당과 정부당국이 정대표로 하여금 국민당과 현대 가운데 하나만을 택하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비자금유용과 「부산기관장 모임」도청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검찰의 수사가 「관권을 통한 정치공세」라고 항변했다.

국민당은 당국의 수사가 정대표의 분신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핵심측근인 이특보와 6남인 정의원에게 초점이 맞춰진데 대해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특보는 정대표와 현대와의 고리역할을 해온 인물로 현대중공업 비자금유용과 관련,이특보에 대한 강경수사는 정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약 관련당국의 수사가 당의 중심인 정대표에게까지 미쳐 국민당이 이에대한 대응으로 시간을 빼앗겨 대선이후 정국상황에 대처하기위한 체제정비등을 실기한다면 당은 정치적 명맥마저도 의문시되는 위기상황에 처하게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안팎에서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조기차단하고 민자당주도의 현정국을 전환시키기위해서는 야권공조,특히 민주­국민당의 연대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에 의견이 자연스럽게 집약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정남총무는 『대선이후 민자당과 당국에서 우리당에 지나치게 압력을 가하고 있기때문에 민주당과 공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당내외에 팽배해 있다』고 밝힌다.

한편 민주당측에서는 정대표가 동교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밝히기 힘든 제안」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제안내용과 관련,일부에서는 대민자당견제를 위한 민주·국민 양당의 공조를 훨씬 뛰어넘는 내각제 개헌을 위한 양당의 연대 내지는 야권대통합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있다.

이러한 추측은 대선기간동안에도 민주당과의 일정거리를 유지해온 정대표의 마음을 돌려 민주당과의 공조를 모색하도록 영향을 미친 인사들이 평소 내각제를 위한 야권대통합을 주창해온 박철언·이자헌최고위원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을 더해 주목된다.<윤두현기자>
1992-1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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