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새 마님 “안방은 싫다”/힐러리 입김 벌써 정가에

백악관 새 마님 “안방은 싫다”/힐러리 입김 벌써 정가에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2-11-19 00:00
수정 1992-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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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지도자 모임 클린턴과 동석,재능 발휘/공식직책 없어도 「퍼스트레이디 이상」 영향력 행사할듯/뚜렷한 개성·활달한 성격으로 구설 우려도

대단한 여자로 소문난 클린턴 미국대통령당선자의 부인 힐러리(45)가 내년 1월 백악관의 안방을 차지하게 되면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로서 그 누구에 못지않은 상당한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녀는 지난 15일밤 아칸소 주지사관저에서 클린턴이 폴리 하원의장,미첼 상원원내총무,게파트 하원원내총무등 민주당 지도자들과 선거후 처음으로 만났을때 이미 타고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클린턴은 다음날인 16일 모임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녀의 동석여부를 묻는 질문에 『시종 자리를 함께 했다』고 확인했을뿐 아니라 한술 더떠서 『그녀가 많은 얘기를 했고 어떤 일에는 우리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의회지도자들도 이 점은 인정할 것』이라고 힐러리의 활약상을 격찬했다.

클린턴은 예선운동기간에도 자신이 당선되면 힐러리를 중용할 생각임을 비치기도 했었다.

물론 힐러리는 대통령의 가족을 정부직책에 임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을 개정하지 않는한 공식적인 자리를 맡을 수는 없게 돼있다.

이 법은 존 F 케네디대통령이 동생 로버트 케네디를 법무장관에 임명한뒤 의회에 의해 제정됐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힐러리가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백악관의 안주인으로 역대 어느 퍼스트레이디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있다.

힐러리의 대변인은 일요일밤 그녀 역할에 대해 『안주인으로서 만찬을 마련했을 뿐』이라고 애써 희석시키려 노력하고 있으나 남편과 다른 교회를 다니고 별도 은행구좌를 사용하는등 일상생활에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똑똑하기로 소문난 힐러리여서 백악관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아칸소 사람들이 『훌륭한 변호사를 한사람 잃게됐다』고 애석해할 정도로 활동적인 그녀는 12살난 딸의 어머니와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면서도 자신의 재능과 경력을 살려 다양한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정치적으로도 내조할 수 있는 최초의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선출된 사람이 아니다』라고 정치에 관한한 국외자의 위치를 지키며 사람좋은 할머니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부시대통령의 부인 바버라여사와는 대조적이라 할수 있다.

15살때 교회에서 이민 근로자들의 아이들을 맡아 관리하는 서비스를 조직한 힐러리는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어린이와 가족문제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하는 것은 그녀가 유례없이 개성이 뚜렷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인데다가 아직 나이도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클린턴과 달리 시카고의 부유한 실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두번씩이나 미국내 1백대 변호사로 선정될만큼 유능하며 수입도 남편을 능가한다.

그동안 변호사말고도 정치고문과 저술활동등 수많은 직종에 관여해온 팔방미인이다.

그러나 지난날 카터대통령의 부인 로잘린은 각료모임에 참석했다가 구설수에 올랐고 레이건대통령 부인 낸시는 점성가의 말을 참고로 남편의 일정과 연설문을 손질했대서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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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힐러리는이같은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우선은 처신에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할때는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2-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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