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옐친개혁의 향배(사설)

도전받는 옐친개혁의 향배(사설)

입력 1992-10-27 00:00
수정 1992-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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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조용하던 러시아의 정정이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지난1월부터 시작된 급진개혁의 부작용으로 경제의 혼돈이 가중되자 옐친대통령개혁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의 실망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에 편승한 보수파의 반격이 격화되고 있다.사태는 옐친과 보수·중도연합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귀추가 크게 주목된다.

지난 1월의 가격자유화등 급진경제개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의 경제사정은 우려했던대로 일단은 혼란에 빠져있다.가격자유화는 물자품귀현상의 완화에는 얼마간 효과를 보였으나 월1백% 이상의 인플레를 유발하고 있으며 금년상반기 공업생산은 13·5%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통받는 것은 국민일수 밖에 없으며 참을성을 잃고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있다.결과적으로 한때 절대적이었던 국민의 옐친지지도 크게 떨어진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같은 국민적 분위기에 힘을 얻고있는 것이 급진개혁에 저항적이며 비판적인 보수파와 중도파다.그들은 국민의 실망과 불만을 이용할 뿐아니라 선동하기까지 하면서 옐친에도전하고 있다.궁지에 몰린 옐친은 개혁의 속도를 줄이는 등 급진개혁에 비판적이긴하나 개혁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중도다수파 시민연합세력과의 타협을 모색하는 등 위기극복의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러나 옐친은 보수·중도연합이 급진개혁의 실패를 이유로 요구하는 가이다르총리등 6명의 급진개혁각료 해임을 그것은 개혁의 중단을 의미한다며 단호히 거부했다.그는 12월1일 개원하면 옐친공격을 본격화하면서 개각을 강요할 것이 분명한 의회를 내년봄까지 연기하자고 제의했다.보수·중도파가 다수인 의회는 이 제의를 거부함으로써 정면도전에 나섰으며 옐친은 국가안보위를 소집하는 한편 국방장관을 통한 무력대응경고를 하는등 강경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예측불허의 대결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대결이 정면충돌의 파국으로 치닫는다면 그 결과는 옐친의 정치생명과 러시아개혁의 향방을 가름하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지도 모른다.옐친이 패한다면 고르바초프의 경우와 같은 실각까지 각오해야할지도 모른다.그렇게 될 경우 러시아는 또 한차례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휘말리게 될것이 틀림없다.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아가는 사태까지 야기될지도 모른다.세계는 물론 우리도 그것을 가장 우려하며 경계한다.

그러나 러시아개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까지 와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평가다.보수파나 중도파도 비판은 할수 있고 제동은 걸수 있을지 몰라도 역사를 되돌릴수 있는 힘은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옐친없이 사태를 수습할수 있는 대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러시아통일당등 보수파는 몰라도 중도의 시민연합은 옐친의 축출보다는 현내각축출을 통한 급진개혁의 제동을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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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옐친과 시민연합의 새로운 타협만이 위기극복의 가장 바람직스런 대안일수 밖에 없다.사태가 그런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세계는 기대하고 있다.아직까진 서로가 유리한 고지를 확보키 위한 강경일변도의 대결자세여서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다.타협이 이루어진다 해도 옐친의 급진개혁엔 상당한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위기상황이 장기화된다면 11월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옐친의 방한이 다시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1992-10-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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