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개념」 돋보인 예산안/김영만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경쟁개념」 돋보인 예산안/김영만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김영만 기자 기자
입력 1992-09-26 00:00
수정 199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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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발표된 정부예산안에 눈에 잘 띄진 않지만 흥미로운 부분들이 더러 있다.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연구기관 지원에서 「유보」라는 항목아래 10억원을 설정해 놓은게 우선 그렇다.댐건설등에 필요한 용지보상 부문에서 『당초의 예산배정에도 불구,사업이 부진할 경우 다른 사업으로 예산을 우선 배정한다』고 한 운용지침 역시 관심을 끈다.

예산당국자들은 이 낯선 부분들에 대해 『성과급 제도를 예산편성과 운용에 도입해보는 시도』로 설명하고 있다.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예산운용에 경쟁의 개념을 도입했다는뜻이다.

과학기술 진흥부문에 유보로 계상된 10억원은 연구기관 중에서 기업체와 공동연구를 많이 하는 연구소에 선택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예산지원을 받는 연구소들은 산학협동으로 민간기업의 자금이 수입으로 들어올 경우 다음해 예산배정에서 그만큼 불이익을 받아온 것이 관례였다.국가에서 안줘도 잘해 나가니까 덜준다는 계산이었다.그런터에 산학협동으로 돈을 많이 버는 연구소에 예산을 더주겠다는 것이므로 지금까지의 관례를 완전히 뒤집는 셈이다.

흔히들 정부예산을 주인없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93년 예산안에서 발견되는 경쟁요소는 액수의 다과에 관계없이 의미가 있어 보인다.경쟁요소를 집어넣은것 자체가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국민의 세금을 나누어 쓰면서 고뇌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기위한 이런 시도들이 쉬운 것은 아니다.공업진흥청산하 공업시험연구소들의 예산배정에서도 예산당국자들은 다른 연구기관에 대해서처럼 일정액을 성과급으로 유보시키려 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세금을 내는 국민들은 기왕에 낼 돈이지만 용처를 놓고 관계자들이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좀더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경제기획원은 국가경쟁력 사업분야에 지출될 예산과 관련해 목표 달성여부를 사후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받아쓰기만 하면 그만이 아니라 결과를 따지겠다는 기획원의 입장에 국민들은 기대반 호기심 반으로 쳐다보는듯하다.
1992-09-2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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