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경제 거품 걷히는 현장:2)

증권시장(경제 거품 걷히는 현장:2)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2-06-19 00:00
수정 199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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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89년정점뒤 “3년 내리막”/「3저」 영향 85∼89년 “과대평가”/지난 9일 6공최저… 실물경제수준 회복

89년4월1일 종합주가지수 1천7.77이라는 증시 최고기록을 세운뒤 3년3개월 동안 증권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증시가 이처럼 장기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물론 무역수지적자가 누적되는등 실물경제가 어려운것이 주요인이지만 85년 말부터 89년 초까지 주가가 실제가치이상으로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대체적인 시각이다.따라서 증시도 실제이상으로 과대평가됐던 거품이 제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0년대 중반까지 이렇다할 기복이 없이 잠잠했던 증시는 85년 하반기부터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의 3저를 바탕으로 우리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상승국면으로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는 89년3월까지 3년10개월동안 연평균 70%상승이라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급등을 보였으며 주식은 사두기만하면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너도나도 증시에 뛰어들었다.88년 무역수지가 1백1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86년4월 종합주가지수 2백선을 넘어선뒤 89년4월1일 1천7.77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저항을 받지않고 주가는 가파르게 오르기만 했다.

그러나 89년4월을 고비로 경기가 다소 주춤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에 들어섰다.89년 「10·10」깡통계좌 일괄정리에 이어 투신사가 주식을 무제한 매입토록한 「12·12」조치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되살아 나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 9일에는 5백61.76으로 6공최저치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증시가 지난 3년동안 얼마나 침체했는가는 증시의 각종 지표를 통해서도 알수있다.

88년 국민주인 포철의 상장등으로 89년말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이 95조원에 이르렀으나 그동안의 상장주식 증가에도 불구하고 18일 현재 시가총액은 70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다.2년반만에 25조원이 날아가 버린 셈이다.

18일의 종합주가지수는 5백63.85로 89년4월1일의 최고치에 비해 44%나 떨어졌으며 18일의 가중주가평균은 1만3천76원으로 89년4월1일의 2만7천8백60원보다 53%나 떨어진 상태이다.

이모씨(37·건축업)는 89년초 5억2천만원으로 당시 소위 귀족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D증권사 주식 1만3천주를 4만원씩에 샀다.

그러나 4월이후 주가는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다.이른바 상투를 잡은 것이었다.그러나 이씨는 곧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처분시기를 놓쳤다.

주가하락으로 입은 손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해보기 위해 그동안 이것 저것 다른 주식에도 투자를 해 보았으나 손해만 더 커 지난해 6월 이씨는 결국 1억원만을 손에 쥔채 증시를 떠났다.

이씨의 경우처럼 증시 침체에 따라 손해만 본채 증시를 떠나는 일반투자자는 늘어나고 있다.89년말 2백8만명(국민주제외)이던 주식투자자가 90년말에는 1백73만명으로,그리고 지난해말에는 1백43만명으로 줄었다.

증시침체로 한때 금융기관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증권사 직원들의 주가도 폭락했다.한주에 최고 4만∼5만원씩 했던 증권주를 우리사주로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배정받아 일반직원들도 모두 억대의 부자가 됐다.그러나 불과 몇년사이 주가가 폭락,지금은 산 값보다도 훨씬 떨어져 있다.가지고 있는 우리 사주를 모두 처분해도 주식을 사기위해 회사로부터 빌렸던 융자금도 갚지 못할 상황이 돼버렸다.

한때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샀던 우리사주가 이제는 회사도 마음대로 떠날수 없게 만들어버린 「노비문서」로 변한 셈이다.D증권의 K모 부장은 주당 평균 1만6천원씩에 우리사주 8천주를 배정받았다.89년초 증권주가 4만원을 넘어섰을때 처분했더라면 약 2억원의 매매차익을 볼 수 있었지만 증권주가 10만원선까지 갈것이라고 믿고 처분을 하지 않았다.3년이 지난 지금 주가는 1만3천원선으로 떨어져 원금보다 2천4백만원의 손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가 이처럼 갖가지 처방에도 불구하고 장기침체를 게속하고 있는 것은 활황기간동안 GNP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급등세를 계속,실물경제의 실체이상으로 오른 부분이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

한편 대우증권의 김서진상무는 『그동안의 우리주가수준이 실제 보다 높았다고는 볼수 없다』면서 『최근 증시위축은 경기침체때문』이라고 반박하고있다.

그러나 우리의 증시가 침체를 보이고 있는것을 실물경제의 실체이상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에 따른 거품 해소과정으로 보는것이 증권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전문가들은 증시의 거품해소현상이 하반기부터 실물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국제수지도 개선되는 것과 함께 진정되면서 주가가 착실한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곽태헌기자>
1992-06-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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