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위헌·합헌 주장 팽팽/헌재의 전문가 변론 지상중계

사형제도 위헌·합헌 주장 팽팽/헌재의 전문가 변론 지상중계

손성진 기자 기자
입력 1992-05-13 00:00
수정 1992-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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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효과 적고 생명 존엄성 해쳐/반/백여국서 실시… 국민의식과 부함/찬/국내 70년이래 한해 13명꼴 처형

헌법재판소는 12일 사형제도에 관한 헌법소원에 대한 변론을 벌여 사형제도가 위헌인가 합헌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쟁을 들었다.

「사형폐지운동 협의회」이상혁변호사가 낸 헌법소원의 결정에 앞서 열린 이날 변론에는 한국외국어대 이강혁 총장등 4명의 법학자가 나와 사형제도의 찬반공방을 벌였다.

오래전부터 존폐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던 사형제도는 외국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존치국과 폐지국이 엇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점차 폐지되고 있는 추세라 할수있다.

프랑스·스웨덴·덴마크등 35개국은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고 긴급사태때 말고는 일반범죄에 대한 사형을 폐지한 나라도 영국·캐나다등 18개국이나 되며 벨기에등 10여개국은 사형제도는 있으면서도 사문화된 상태이고 일본·미국등 1백개 국가는 우리와 같이 사형제도를 존속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부터 모두 2백73명이 사형돼 한해 평균 13명이 처형됐으며 종교계·학계·법조계 인사등 3백여명이 발기한 「사형폐지운동 협의회」가 중심이 돼 폐지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가 마련한 새형법개정안에서도 「사형선고는 신중히 한다」는 선언 규정을 두고 고의성이 없는 강도치사등 10개범죄에서 사형을 폐지했으나 사형제도 자체는 형벌의 하나로서 엄연히 남겨두고 있다.

이날 변론에 나선 고려대 김일수교수(형법학)는 『인간의 생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이므로 최대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고 전제,『사회의 보호를 위해 개인의 인격성을 송두리째 박탈하는 사형제도는 민주주의 헌법이 기초하고 있는 인격주의·연대주의적 인간관·가치관과 상충된다』고 위헌론을 폈다.

김교수는 또 『국가형벌은 높은 도덕성과 합리성에 기초해서 행사되어야 하며 복수 감정의 충족을 위해서 행사돼서는 안된다』면서 『이미 발생한 인명 손실은 범죄인의 사형으로도 회복되지 않기때문에 생명을 대가로 지급하는 형식적 응보는 관철될 수 없고 따라서 사형은 과도하고 가장 잔인한 형벌』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려대 심재우교수는 『사형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고 사회방위의 목적을 위해 인간을 희생시키는 형벌이며 인간의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국어대 이총장은 『우리 헌법은 생명권의 제한및 그 보장한계를 규정하고 있고 법률로 제한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면서 『다만 사형은 다른 생명을 부정하거나 둘 이상의 생명이 충돌할 때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합헌론을 폈다.

이총장은 또 『사형은 역사적 수용,세계적 입법례,국민의 의식 등으로 볼 때 합헌론으로 보는 것이 다수설』이라고 밝히고 『신분과 인종등을 이유로 차별해서 사형한다든지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방법에 의한 처형만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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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김종원교수 또한 『사형폐지가 최근의 경향이라지만 아직 절대 다수의 국가에서 사형제도를 두고 있으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에도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사형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위헌론에 맞섰다.<손성진기자>
1992-05-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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