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계 더 건전해지려면(사설)

도시가계 더 건전해지려면(사설)

입력 1992-04-17 00:00
수정 1992-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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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91년 도시근로자 가계동향은 세태의 변화와 함께 우리가 인식을새롭게해야 할 점들이 드러나 있다.도시근로자 가계의 월평균소득은 22.8%가,소비지출은 19.9%가 증가,한달동안 벌어서 쓰고 남은 돈이 30만원 수준으로 흑자율이 63년이래 가장 높은 27.8%로 나타나 있다.

가계의 흑자율이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임금의 상승이 높았다는 것과 함께 씀씀이를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보여진다.가계운영이 건전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계에서 읽을 수 있는 흐름은 첫째 소득의 증가보다는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가계를 살찌우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둘째로 새로운 형태의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한 가계의 대응력이며 아직도 소비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셋째로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점이며 넷째로는 정부의 물가정책 등이 이같은 가계의 변화에 따라 움직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소비 열풍이 시작된 지난 88년과 89년의 경우 소비증가율이소득증가율을 웃돌거나 같은 수준이었다.89년의 소득증가율은 24·5%인데 비해 소비증가율은 26.7%에 이르렀다.벌어들이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면 건전가계를 기대할 수 없다.90년의 경우 소득증가율은 17.2%,소비증가율은 15.7%로 소득증가가 소비증가를 앞서기 시작,지난해에는 이같은 추세가 정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보다 엄밀한 분석을 한다면 지난해 소비증가율 19.9%는 90년보다 높아진 것이며 소비를 축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준다.지수로 나타난 물가상승률만을 비교한다면 90년과 91년 사이에 큰 변화가 없다.따라서 가계가 수입보다 지출증가를 줄이는 노력을 보여 소비성향은 낮아졌다 해도 물가와 소비증가율의 관계에서 아직도 절약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또 하나 외식비·교통비·교육비의 증가는 신규 소비항목에 대해 가계가 앞으로 대응해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생활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소비처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 구성비도 커갈 것이다.건전가계 유지를 위해서는 신규 소비처에 대한 현명한 소비형태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20%가 늘어났다.이에 반해 가구주 아닌 가구원의 소득은 32.4%나 증가했다.이는 주부의 맞벌이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다.가정주부의 경제활동 참여는 인력란 해소차원이나 흑자가계를 위해 바람직한 것이나 가구주 이외의 근로행위에 대한 정책적·사회적 이해나 뒷받침은 부족한 상황이다.



탁아소의 설치,비가구주 근로소득에 대한 세제공제폭의 확대 등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또한 물가안정시책도 가계 씀씀이가 커가는 외식비·교통비·잡비 등 쪽에 비중을 높여주는 것이 옳은 방향이 될 것이다.
1992-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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