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립도생/배기민 대한상사중재원장(굄돌)

본립도생/배기민 대한상사중재원장(굄돌)

배기민 기자 기자
입력 1992-04-15 00:00
수정 1992-04-1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누구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하여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까.정치인은 하언·하설의 꽃을 피울 것이요,경제인은 품질·수량을 속이고 절대 돈은 갚지 않을 것이며,시정잡배는 주부이든 여학생이든 돈 될 만한 것은 닥치는 대로 잡아다 넘길 것이니 온통 세상이 아수라장이 되지 않겠는가.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신문등 언론은 어떻게 되겠는가.아마도 어느 기업인이 은행돈 갚는 게 특종거리가 되고,택시기사가 병약한 노인을 태워주었다고 사회면 톱 기사거리가 되며,어느 교수가 연구논문 하나 발표하였다고 TV가 특별방송을 하게 될 것이 아닌가.오늘의 신문인상과는 전혀 달리 선행이 범람하는 사회로 비추어져 있지 않을까.

오늘의 우리 사회는 비리가 범람하고 이를 통탄하는 사람이 많다.아직도 비리가 뉴스의 주된 초점이 되고 이를 비난하고 각성하자는 소리가 크다.그런데 언젠가는 언론도 독자도 중독증에 걸려 관심의 병적 전환이 일어나지 않을까.

한 사회의 건강은 이것이 병들고 있다고 요란하고 시끄러울 때는 아직도 회생할 힘을 가지고 있을 때이다.우리 사회의 건강을 되찾기 위하여 오늘 우리가 꼭 해야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치유책을 완전무결하게 만들자고 하지 말자.또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에게 정직하고 남에게도 정직하게 해내자.

나는 「본립도생」이라는 논어(학이편)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왔다.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목표를 위한 수단·방법을 보다 인간적·문화적·자연적으로 하자는 현대식 해석을 해보기도 한다.나는 지금도 한 사람의 인품·교양·향기는 그가 목표를 추구하는 수단·방법을 엄선하는 그 엄격한 자세에 있다고 믿는다.

1992-04-15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