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군 「나무총무」 남궁 원씨의 “나무사랑”

양주군 「나무총무」 남궁 원씨의 “나무사랑”

정기홍 기자 기자
입력 1992-04-05 00:00
수정 199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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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치속은 “친자식” 30만 그루/“피땀 15년”… 경제목 30만평 조성/임도개설등 과학육림… 표고버섯 길러 고소득/선대 남궁 억선생뜻이어 무궁화보급 앞장도

빽빽이 들어찬 잣나무,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은 낙엽송.울창한 나무 사이로 훤히 뚫려있는 임도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가슴이 탁 트이고 생기가 솟는다.

경기도 양주군 은현면 용암리 도락산 자락 1백㏊의 산에는 10∼20년생 잣나무와 낙엽송 30여만그루가 우람한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이곳이 바로 독림가 남궁 원씨(55·서울 도봉구 창1동 743의23)가 종중산에 만15년동안 나무를 심어 친자식처럼 가꿔온 조림지이다.

『나무는 심는 것보다 어떻게 잘 가꾸느냐가 더 중요합니다.자식들을 낳아만 놓고 돌보지 않으면 불량청소년이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가 꿋꿋한 나무의 기상에 반해 나무심기에 정열을 쏟기 시작한 것은 지난 78년이었다.

고향인 경기도 이천에서 출생,대학을 졸업한 후 화학·유통업체 등에서 일하면서 한때 전문경영인을 꿈꾸며 경영대학원까지 마치기도 한그는 자신의 인생에 가장 뜻깊은 일을 하고자 골몰하던중 산림경영에 뜻을 두기로 결심했다.

그가 이러한 결심을 하기까지에는 일제때 민족말살정책에 맞서 나라꽃 무궁화보급에 앞장서 온 구한말 황성신문 사장이었던 남궁억선생의 후손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남궁씨는 직장에 다니며 나무를 심어오다가 지난 87년에 회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인 독림가로 변신했다.그는 이곳 용암리에서 2년여동안 간이숙소에 기거하며 인근 용암리 주민 50여명과 밤낮없이 나무심기에 전념했다.가족들의 반대도 심했다.당장 수입이 없는 나무를,그것도 직장까지 그만두고 심어서 무엇을 하느냐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그러나 그는 3개월동안이나 가족들을 설득했다.

나라꽃인 무궁화 보급에 앞장서온 선대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두아들의 이름을 억(28)과 근(20)으로 지은 내력까지 들추어가면서 끝내 가족들의 찬성을 얻어냈다.

남궁씨의 육림방법은 체계적이다.잡목제거작업과 가지치기·비료주기·어린나무가꾸기등의 기본적인 육림작업외에 2㎞에 달하는 임도개설과 산림속에서 표고버섯을 재배,임산물소득을 올리는 등 산림의 자원화에 힘썼다.

그는 산불예방방법도 남다르다.자신의 산에만 불이 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 산에 대한 산불예방에 더 힘쓴다.동네 사람들은 그를 「나무총무」라고 부른다.그의 이같은 노력은 산림청에 알려져 지난 90년에는 모범독림가로 선정돼 농림수산부장관의 표창까지 받았다.

남궁씨의 남다른 식수방법은 이제 다른 독림가들이 와서 배우고 있다.그는 나무를 심되 경제림을 심고 숲을 조성하되 임도를 개설하며 휴게소등 자연휴양시설을 설치하는 등 과학적이고 생산적인 산림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산림경영에 드는 비용을 얻기 위해 재배하는 표고버섯에서 연간 1천여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으나 이를 다시 나무심기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산은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나무가 주인이고 사람은 나그네지요.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산수가 맑아지면 우리 사회도 정화됩니다』

그의 나무사랑이야기는 계속된다.

『올해는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그 하나는 국토곳곳에 심어져 있는 꽃술없는 국적불명의 무궁화를 모두 뽑아내고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순수 무궁화를 보급시키는 일입니다.또 하나는 대중가요등 노래를 통해 나무사랑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입니다』

그는 하늘높이 치솟은 나무들을 자랑스러운 듯 바라보면서 이 두가지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양주=정기홍기자>
1992-04-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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