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주석은 20일 낮 주석궁에서 정원식총리등 우리대표단 일행과 오찬을 나누면서 예의 「흰쌀밥에 고깃국이 조선사람의 최고 욕망」이라는 말을 또다시 꺼냈다.북에서 그의 최대 최고의 통치목표가 그것인줄은 아나 한국도 아직 그런 수준으로 알고 있다는건지 아니면 솔직히 말해 「우리는 아직 이런 상태에 있다」는 토로인지 알쏭달쏭하다.◆어쨌든 북의 현실이 하루 두끼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전기가 제대로 안들어 오며 공장은 대부분 가동이 중단되고 기름이 모자라 얼마안되는 배급용 식량마저 배달이 제때 안돼 백성들의 불만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는게 최근 북을 다녀온 외국인들의 한결같은 얘기다.◆한국에서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었으면 그만이지」하고 어느 정치인이 국민에게 말했다면 아마 「그놈 미쳐도 한참 미친 녀석」이라며 국민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그런데 「그것이」아직 통하는게 북이고 보면 그들에게 「민주」니 「인권」이니 하는것은 사치로 밖에 들릴리가 없겠구나 싶어 그저 안타깝고 민망하다.◆그런데 그 「통치권자」라는 사람은 스탈린식 철권수법으로 권력을 움켜쥐고 모택동식 권위를 세우며 이제 또 살아 남겠다고 등소평식 부분개방을 실험해보고자 이사람,저사람 주석궁으로 불러들여 「합작」이니 「관광개발」을 입에 담으며 「쏘가리회」나 「삽조개」등 장수식만 즐기며 왕조식 부자승계에 희망을 걸고 있으니 참으로 안스럽다.◆노회한 독재자는 그래도 술수만은 남아,이미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에 동의 서명을 해놓고도 「핵은 없다」면서 동시사찰은 거부하는 억지를 쓰고 있는데,남과 협력만 잘 하면 북한 백성의 흰쌀밥과 고깃국 먹는 일는 그리 어렵고 시간이 걸릴 일은 아니련만….
1992-02-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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