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반옐친 시위(사설)

모스크바의 반옐친 시위(사설)

입력 1992-02-11 00:00
수정 1992-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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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러시아대통령과 그의 급진개혁정책에 대한 찬반시위가 일요일인 9일의 모스크바거리를 진동시켰다.10여만명이 쏟아져 나왔으며 10일에도 시위는 계속되었다.구소련의 소멸과 독립국가연합(CIS)공식출범및 옐친의 가격자유화정책실시 40일만에 처음있는 대규모 시위사태인 것이다.

지지군중도 있었지만 주목되는 것은 반대시위자들이다.구공산당계열의 보수파반대시위자들은 낫과 망치의 구소련기를 흔들며 옐친을 비판하고 그의 사임을 요구했다.많은 사람들의 동조를 유도할 수 있는 경제난과 물가고 및 소련방소멸에 대한 책임추궁을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주도하고 있는 세력은 정치·경제개혁으로 기득권을 상실한 구공산당중심의 불만 세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소련이 옐친의 러시아로 사실상 승계된 것이 지난 연말이었다.그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다.CIS는 민족갈등의 연방문제해결을 위한 방편이었으며 가격자유화 등의 급진개혁정책은 개혁진통의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극약처방이라고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러나 러시아의 옐친이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는 거의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국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만 있다.물가는 3백50%를 뛰었고 실업률은 집계가 어려울 지경이다.공화국간 마찰도 계속되고 있다.개혁에 염증과 회의를 느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보수세력은 이런 분위기를 선동하며 악용하고 있다.보수세력의 배후엔 군부 불만세력도 가세하고 있다.고르바초프가 그랬던 것처럼 옐친도 자신의 개혁이 실패하면 러시아에 다시 독재가 부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러시아와 CIS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상황이다.당장의 해결책은 누구에게도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옐친에 반대하는 보수파의 경우도 반대만 했지 이렇다 할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분명한 것이 있다면 옐친의 실패는 보다 심각한 혼돈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오늘의 상황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경우에 비교된다.어렵고 힘들어도 되돌아갈수가 없는 것이다.일단 시작한 민주화개혁과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적극추진해 나가는 길 뿐인 것이다.

70년의 공산주의체제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큰 혁명사업인 것이다.이 정도의 갈등과 혼돈의 고통은 당연하며 차라리 다행스러운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자유민주화와 시장경제의 번영이 하루아침에 공으로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지금 러시아 지도자나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요 희생이며 단결과 협력의 피나는 노력일 것이다.



러시아의 진통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북한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만에 하나라도 러시아의 혼돈이 북한개혁개방기피나 지연의 구실로 악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중단되었던 중국의 개혁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그것은 사회주의체제가 반드시 겪어야 할 홍역이다.북한도 살 길은 노·중의 경우와 같은 개혁과 개방뿐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1992-02-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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