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 대폭양보로 「모양 갖추기」 성공

여의 대폭양보로 「모양 갖추기」 성공

황진선 기자 기자
입력 1991-12-04 00:00
수정 1991-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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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합의처리」의 함축/「밀어붙이기」 서로 자제… “세부담 못 덜었다” 비판도

여야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3일 새벽 내년도 예산안을 표결처리한 것은 우리에게도 의회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국회의 예산안 처리과정은 민주적인 절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의석을 바탕으로한 여당의 밀어붙이기와 소수 야당의 실력저지로 점철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불신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가 또다시 극한대결을 벌인다면 자칫 정치권 전체가 배척당하는 국면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여당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을 지양하고 가급적 예산안이 합의처리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

특히 한푼도 깎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바꿔 3천50억원 삭감을 감수한 것은 일부에서 야당의 승리라고 평가할 만큼 나름대로 노력을 다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야당도 구태를 벗어나 어느 정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과거 야당은 예산안 통과를 볼모로 각종 정치현안들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수용하라고 드러내 놓고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도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등과 관련해 어느 정도 물밑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예전처럼 막무가내식 요구는 자제했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같은 바탕에는 국가 살림살이의 기본인 예산안과 정치현안을 연계시켜 투쟁할 경우 비난을 면하기 어렵고 이는 몇달후 실시될 총선에서 표의 일탈을 자초할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삭감방법 등을 놓고 경제적인 시각에서는 비난의 소리가 적지 않다.

세출에서 3천50억원을 삭감함에 따라 세외수입및 관세수입액을 줄여 균형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것이 여야의 입장이지만 이 경우 실제 국민들의 세부담은 전혀 덜어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균형예산이라는 것도 사실상 장부상의 균형에 불과하고 세외수입과 관세수입을 줄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세계잉여금의 발생은 불가피하고 이에 맞춰 내년에도 추경예산의 편성이 충분히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당초 전년대비 24.2% 늘어난 예산을 편성하면서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않기 위해」라고 밝힌 대목과 어긋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계에서는 벌써부터 물가상승과 그에 따른 국제수지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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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번 예산안 통과과정은 타협정치와 보다 성숙된 국회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쟁점의안및 법안처리를 둘러싼 여야간의 협상과정이 관심과 기대를 모으게 하는 것이다.<황진선기자>
1991-1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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