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세금 내고 법정투쟁”서 강경 선회/“「희생양」 여론을 유도… 시간벌기 분석도”/「비업무용 땅 강제매각」등 재계 불만 편승 흔적/현대,“추징세 불복” 선언의 안팎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이 국세청의 추징세액 1천3백61억원을 한푼도 내지않고 법정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것은 일단 세금을 내고 법정에서 따지겠다던 그동안의 태도를 초강경쪽으로 1백80도 전환한 것이다.이러한 태도변화 뒷면에는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과 함께 누적된 「재계의 불만」폭발및 그 특유의 「배짱」이 깔려 있다.
현대가 더이상 정부에 밀리지 않고 한판승부를 겨루겠다는 결전의 의사표시인 셈이다.
당초 현대측은 국세청의 추징세액이 확정되기 이전까지는 세금을 일단 낸 뒤 법적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했었다.
그러나 추징세액이 당초 점친 8백억∼9백억원을 넘어서자 숙의끝에 세금을 내지 않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과거 주식 일부를 가족들에게 증여·상속하면서 2백60여억원을 세금으로 냈고 또 계열사 상호출자분도 공정거래법에 따라성실히 정리했으므로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내세우고 있다.
국세청의 세금추징은 세법에 따른것이 아니고 「괘씸죄」등 정부와의 불화관계 때문인 것으로 교묘하게 여론을 조작하다 이번에는 『세금 낼 돈도 없다』는 구차한 변명까지 늘어놓기에 이르렀다.
「정치적 의도」가 깃든 세금공방을 행정력에 의존하기보다 법의 심판에 맡김으로써 정부의 공권력에 흠집을 내고 법적해결에 필요한 시간을 한껏 벌어보겠다는 작전이다.
현대가 세금추징에 강경하게 맞서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다소 가세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재계는 현대측의 세금납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으며 또 『세금추징이 향후 기업의 경영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시했었다.
모든 기업인이 근로자의 피땀으로 벌어들인 돈을 가족에게 변칙으로 증여·상속하고 있는데 왜 나만 건드리느냐는 엉뚱한 논리를 내세웠었다.
특히 유창순전경련회장은 지난 8일 부산에서 이같은 재계의 의사를 완곡히 표현했었다.
재계는 지난 2년동안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지난해 5·8조치에 따른 비업무용부동산 5천7백여만평의 강제매각과 돈줄을 묶는 주력업체선정및 여신관리제도의 강화,그리고 최근의 재벌그룹에 대한 정부의 소유·경영분리 방침등이 재벌들의 비위에 맞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는 서울 구의동및 역삼동등의 수천억원짜리 금싸라기 땅을 포함,1백59만평의 부동산을 빼앗겼다고 투덜댔으며 정명예회장은 그동안 강연과 회고록등을 통해 경부고속전철 건설의 연기등 정부정책을 질타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추진으로 재계는 어느때보다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놓였으며 특히 현대는 국세청의 세금추징이 그룹의 사활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맞대응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세청과 현대의 이러한 힘겨루기는 정회장의 저돌적인 배짱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경제발전 과정이 현대그룹의 성장사이고 그 과정의 유아독존적인 기업인이 자신임을 믿고 있는 정회장이 『할테면 해보라』는 식의 버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전경련회장을 10년간 역임하고 그룹회장을 물러난후 지금까지도 자신을 「재계의 대통령」으로 과신하는 판단착오가 재벌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회복을 요구하는 국민여론을 무시한채 재벌이기주의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재계에서는 정회장이 나이가 들며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박선화기자>
◎“주식공개때 불법차익 챙긴일 없다/세금미납 따른 불이익 있다면 감수”/정 회장 일문일답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은 이날 「해명서」를 낭독한 뒤 내외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추징세액을 납부할 것인가.안할 것인가.
▲현대그룹은 지금 여러가지 사정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공개할 회사도 몇개 있으나 여의치 않다.기채도 어렵다.추징당한 세금은 돈이 없어 내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국세행정쟁송 절차는 어떻게 밟을 예정인가.
▲법적 절차에 따라 국세청과 국세심판소에 하겠다.
추징세액 전액을 안내겠다는 것인가.
▲형편에 따라 낼 돈이 있으면 내겠지만 현대는 지금 무척 어렵다.
세금을 못내겠다는 말을 국세청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좋은가.
▲그렇게 해석해도 좋다.
그동안 국세청으로부터 세금납부와 관련해 상당한 압력을 받았다는데 사실인가.
▲실무자들이 어떤 압력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는 설도 파다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 물어봐라.
세금 납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얼마만큼 납부하고 얼마만큼 안 낼 것인가.
▲현대는 지금 매우 곤란하다.낼 돈이 없다.
현대가 세금 납부를 늦추는 것은 6공과의 불화때문에 다음 정부와 해결하려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개인에 대한 증여세는 어떻게 되나.
▲돈이 마련되면 내고 없으면 못내는 것 아니냐.
세금 미납에 따른 불이익이 많을텐데 감수하겠는가.
▲국정(국가정책을 말하는 듯)에 따르겠다.불이익이 있으면 감수하겠다.
현대그룹이 미공개 계열사의 주식을 공개한후 막대한 차액을챙겼는데도 세금을 못내겠다는 건가.
▲(약간 화가난 어조로)그런것 없다.감사하다.(황급히 일어서 퇴장하려다 멈춰 서며)이 정부가 공정하기 때문에 새로운 압력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현대는 도덕적으로도 전혀 잘못이 없다는 것인가.
▲(계속 일어선 상태에서)잘못이 없다.우리는 성실하게 기업을 키워왔고 세금도 성실히 납부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계동 현대사옥 12층 회의실에는 회견시작 1시간전인 상오9시부터 내외신 기자 70여명이 몰려 사상 최대액의 추징세액에 대한 현대측의 「공식」입장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사장급등 현대간부 10여명은 「해명」내용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곧 있으면 회장님이 발표할텐데 뭐가 그리 급하냐』며 일체 함구.
○…「해명서」낭독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자들로부터 질문공세가 터지가 정회장은 단호한 어조로 『돈이 없어 세금을 낼수 없다』는등 강경한 발언으로 특유의 배짱(?)을 과시.<육철수기자>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이 국세청의 추징세액 1천3백61억원을 한푼도 내지않고 법정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것은 일단 세금을 내고 법정에서 따지겠다던 그동안의 태도를 초강경쪽으로 1백80도 전환한 것이다.이러한 태도변화 뒷면에는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과 함께 누적된 「재계의 불만」폭발및 그 특유의 「배짱」이 깔려 있다.
현대가 더이상 정부에 밀리지 않고 한판승부를 겨루겠다는 결전의 의사표시인 셈이다.
당초 현대측은 국세청의 추징세액이 확정되기 이전까지는 세금을 일단 낸 뒤 법적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했었다.
그러나 추징세액이 당초 점친 8백억∼9백억원을 넘어서자 숙의끝에 세금을 내지 않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과거 주식 일부를 가족들에게 증여·상속하면서 2백60여억원을 세금으로 냈고 또 계열사 상호출자분도 공정거래법에 따라성실히 정리했으므로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내세우고 있다.
국세청의 세금추징은 세법에 따른것이 아니고 「괘씸죄」등 정부와의 불화관계 때문인 것으로 교묘하게 여론을 조작하다 이번에는 『세금 낼 돈도 없다』는 구차한 변명까지 늘어놓기에 이르렀다.
「정치적 의도」가 깃든 세금공방을 행정력에 의존하기보다 법의 심판에 맡김으로써 정부의 공권력에 흠집을 내고 법적해결에 필요한 시간을 한껏 벌어보겠다는 작전이다.
현대가 세금추징에 강경하게 맞서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다소 가세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재계는 현대측의 세금납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으며 또 『세금추징이 향후 기업의 경영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시했었다.
모든 기업인이 근로자의 피땀으로 벌어들인 돈을 가족에게 변칙으로 증여·상속하고 있는데 왜 나만 건드리느냐는 엉뚱한 논리를 내세웠었다.
특히 유창순전경련회장은 지난 8일 부산에서 이같은 재계의 의사를 완곡히 표현했었다.
재계는 지난 2년동안 경제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지난해 5·8조치에 따른 비업무용부동산 5천7백여만평의 강제매각과 돈줄을 묶는 주력업체선정및 여신관리제도의 강화,그리고 최근의 재벌그룹에 대한 정부의 소유·경영분리 방침등이 재벌들의 비위에 맞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는 서울 구의동및 역삼동등의 수천억원짜리 금싸라기 땅을 포함,1백59만평의 부동산을 빼앗겼다고 투덜댔으며 정명예회장은 그동안 강연과 회고록등을 통해 경부고속전철 건설의 연기등 정부정책을 질타해왔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추진으로 재계는 어느때보다 정부와 불편한 관계에 놓였으며 특히 현대는 국세청의 세금추징이 그룹의 사활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맞대응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국세청과 현대의 이러한 힘겨루기는 정회장의 저돌적인 배짱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경제발전 과정이 현대그룹의 성장사이고 그 과정의 유아독존적인 기업인이 자신임을 믿고 있는 정회장이 『할테면 해보라』는 식의 버티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전경련회장을 10년간 역임하고 그룹회장을 물러난후 지금까지도 자신을 「재계의 대통령」으로 과신하는 판단착오가 재벌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회복을 요구하는 국민여론을 무시한채 재벌이기주의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재계에서는 정회장이 나이가 들며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박선화기자>
◎“주식공개때 불법차익 챙긴일 없다/세금미납 따른 불이익 있다면 감수”/정 회장 일문일답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은 이날 「해명서」를 낭독한 뒤 내외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추징세액을 납부할 것인가.안할 것인가.
▲현대그룹은 지금 여러가지 사정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공개할 회사도 몇개 있으나 여의치 않다.기채도 어렵다.추징당한 세금은 돈이 없어 내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국세행정쟁송 절차는 어떻게 밟을 예정인가.
▲법적 절차에 따라 국세청과 국세심판소에 하겠다.
추징세액 전액을 안내겠다는 것인가.
▲형편에 따라 낼 돈이 있으면 내겠지만 현대는 지금 무척 어렵다.
세금을 못내겠다는 말을 국세청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좋은가.
▲그렇게 해석해도 좋다.
그동안 국세청으로부터 세금납부와 관련해 상당한 압력을 받았다는데 사실인가.
▲실무자들이 어떤 압력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는 설도 파다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 물어봐라.
세금 납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얼마만큼 납부하고 얼마만큼 안 낼 것인가.
▲현대는 지금 매우 곤란하다.낼 돈이 없다.
현대가 세금 납부를 늦추는 것은 6공과의 불화때문에 다음 정부와 해결하려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
개인에 대한 증여세는 어떻게 되나.
▲돈이 마련되면 내고 없으면 못내는 것 아니냐.
세금 미납에 따른 불이익이 많을텐데 감수하겠는가.
▲국정(국가정책을 말하는 듯)에 따르겠다.불이익이 있으면 감수하겠다.
현대그룹이 미공개 계열사의 주식을 공개한후 막대한 차액을챙겼는데도 세금을 못내겠다는 건가.
▲(약간 화가난 어조로)그런것 없다.감사하다.(황급히 일어서 퇴장하려다 멈춰 서며)이 정부가 공정하기 때문에 새로운 압력은 없을 것으로 믿는다.
현대는 도덕적으로도 전혀 잘못이 없다는 것인가.
▲(계속 일어선 상태에서)잘못이 없다.우리는 성실하게 기업을 키워왔고 세금도 성실히 납부해 왔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계동 현대사옥 12층 회의실에는 회견시작 1시간전인 상오9시부터 내외신 기자 70여명이 몰려 사상 최대액의 추징세액에 대한 현대측의 「공식」입장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사장급등 현대간부 10여명은 「해명」내용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곧 있으면 회장님이 발표할텐데 뭐가 그리 급하냐』며 일체 함구.
○…「해명서」낭독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자들로부터 질문공세가 터지가 정회장은 단호한 어조로 『돈이 없어 세금을 낼수 없다』는등 강경한 발언으로 특유의 배짱(?)을 과시.<육철수기자>
1991-11-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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