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일어서는 우리 농촌(우루과이라운드를 이겨낸다:13)

새롭게 일어서는 우리 농촌(우루과이라운드를 이겨낸다:13)

임정용 기자 기자
입력 1991-11-07 00:00
수정 199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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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과일 무화과 양산 성공/영암 삼호단지/장기 보관·운송땐 부패… 수입품 맥못춰/넥타등 가공식품 개발 추진… 약용으로도 인기

『우리 농민도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원하는 가를 생각하고 농사를 짓는다면 수입개방도 너끈히 견뎌낼 것입니다』

국토의 서남단,영산강이 목포앞 바다와 맞닿는 전남 영암군 삼호면에서 국내 유일한 무화과 재배단지를 조성,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삼호면 무화과작목반장 추원용씨(42)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 결과에 따라 앞으로 우리 농촌이 큰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럴수록 농민들은 소비자가 즐겨 찾는 농산물을 선택,생산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점에서 자신을 비롯한 무화과 작목반원들은 별로 걱정이 없다고 자신에 차 있었다.

추씨가 이처럼 여유를 보이는 이유는 무화과라는 과일의 특수성 때문이다.

무화과는 장기저장이 어렵고 운송·포장과정에서도 다른 과일류에 비해 쉽게 상해 외국산이 들어올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무화과재배단지가 삼호면 일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 71년 일이다.

당시 삼호농협 초대 조합장이었던 박부길씨(73년 작고)가 땅이 척박하고 해풍이 거센 이곳에 알맞는 과일을 수년간 연구해오다 남해안지역 가정에서 관상수로 1∼2그루씩 심고 있는 무화과에 착안했다.

이후 삼호면 일대에 널리 보급돼 지난 85년도에는 3백50농가가 87㏊에서 1천45t의 무화과를 생산,2억9천2백만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무화과를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던데다 영산강 하구둑 건설이후 이 지역에 안개가 많이 끼고 온도차가 심해 무화과 나무가 고사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지난 87년에는 작목반을 조직,생산·출하등의 작업을 공동처리했다.

이들의 정성이 통했음인지 지난해부터 수요가 급증,삼호면에서만 2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달말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개설된 영암군 농산물 직판장에 무화과를 출품,개장 시간만에 동이 날만큼 인기를 끌었다.

작목반원들은 『무화과야말로 수입대체 작물로서 손색이 없다』며 앞으로는 포장개선,가공식품개발등에 힘을쏟겠다고 밝혔다.

무화과는 3년째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해가 갈수록 그루당 열매를 맺는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수확시기도 7월부터 11월 상순까지로 무려 4개월이나 된다.

따라서 쨈이나 넥타등 가공식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소득도 엄청난 속도로 높아지는 작목이다.

더구나 구약성서에 「무화과 반죽을 환부에 발라 나았다」는 기록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무화과는 체내의 독소를 제거해주고 피부질환 위장질환 빈혈 부인병에 효과가 좋다」는 내용이 적혀 있음이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와 영암군은 올초 삼호면 무화과를 「1읍면 1특품」으로 지정,농산물 수입개방의 높은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작목으로 육성키로 해 무화과 작목반원들의 사기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영암=임정용기자>
1991-11-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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