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참석 아세안 확대외무회담서 얻은 것

첫 참석 아세안 확대외무회담서 얻은 것

입력 1991-07-25 00:00
수정 1991-07-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태 「다자간 외교」의 교두보 구축/경제협력·지역문제 발언권 넓혀/일의 안보역할 확대 포석 견제도

한국이 정식멤버로서 처음 참가한 아세안확대외무장관회담(PMC)은 동남아 6개국및 미·일·캐나다·호주·뉴질랜드·EC외무장관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일종의 「외무장관클럽」이다.

따라서 공동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정리,구속력을 갖게하는 국제회의체와는 달리 오히려 각국의 솔직한 정책을 상호타진할 수 있는 독특한 외교포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PMC에서 논의의 초점은 아태지역안보협력 가능성에 맞춰졌다.이 안보협의체제 문제는 일본에 의해 제기돼 적지않은 파장과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낭)일외상이 22일 전체회의에서 제의한 문제는 요컨대 ▲현국제정세하에서 아태지역 안보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치적 대화가 필요하며 ▲PMC는 이를위한 적절한 채널이 될수 있으므로 ▲PMC를 안보장치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치적 협의체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아이디어이다.

일본에 의해제기된 이 의제는 과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다자적 안보협력체제 구축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로 발전돼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개진됐다.

13개 참석국가들 가운데 PMC를 안보·정치협의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원칙론을 제시한 나라가 숫적으로는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이 지역안보에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의 반응은 싸늘했다.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23일 회의에서 『아태지역의 안보는 아직 기존의 양자적 동맹관계가 중요하며 미일 안보관계가 이 지역 안보체제의 핵심』이라고 말해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제의를 일축했다.

이와관련,미국 국무부의 고위관리는 『만일 PMC가 아태지역전반에 걸친 정치협의체가 된다고 할때 아세안국가가 가령 한반도문제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으며 과연 관심을 갖겠는가』고 반문했다.

논리야 그렇다치고 미국은 이 지역에서의 안보기득권을 훼손당하고 싶지않다는 얘기다.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은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이상옥외무장관은 첫날 기조연설에서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중심이 된 양자및 소지역안보체제가 역내 안보에 효과적으로 기여해왔다』고 미측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안보관을 피력했다.

이장관은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의 안보참여를 바탕으로 역내국가들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급변하는 안보상황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수 있도록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다자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러니까 이장관 발언은 ①한미동맹관계를 당분간 유지해야할 필요성 ②일본의 지역안보 역할증대에 대한 견제 ③향후 불투명한 세계질서하에 새로운 안보상황에의 적응등을 동시에 고려한 셈이라고 여겨진다.

이밖에 각국의 반응은 이렇다.

우선 아세안6개국은 바다위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의 대표연설을 통해 『아세안과 PMC의 확대·강화는 안보문제를 포함한 각종 아태지역문제의 논의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것』이라고 다자간안보협의에 긍정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지역안보·정치협의 또는 협의체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대부분의 참가국들도 유럽식 모델,즉 유럽안보협력회의(CSCE)형태를 적용하는데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으며 일본의 안보논의제기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그를 위한 구체적 조치(고위실무회의개최)에는 신중한 자세를 나타냈다.

이번에 논의된 PMC의 기능확대외에도 아태지역에는 이미 각국이 내놓은 여러 지역협의체안이 있다.

한국이 적극 추진하고 최근 미국이 강력히 지원하고 있는 APEC(아태각료회의)는 현재 경제협력만을 표방하고 있으나 향후 그것의 발전적 스펙트럼은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EAEG(동아시아경제그룹)를,캐나다는 미·일·중·소를 포함한 남북한의 「북태평양안보포럼」창설을 각각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정치적 역할증대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일본은 우선 이번에 PMC의 기능확대를 타진해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가 정식으로 참여하게된 아세안PMC는 한국에 다자외교의 한 시험장이 될것으로 보인다.<콸라룸푸르=외무부출입기자공동취재단>
1991-07-25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