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일찍 가르치려면(사설)

영어를 일찍 가르치려면(사설)

입력 1991-07-16 00:00
수정 1991-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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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학년부터 영어가 국민학교의 정규 교과로 채택될 모양이다.영어교육의 조기화 계획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국수주의적 발상으로 민감하거나 편집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세계가 점점 좁아져서 지구가 이미 하나의 촌락규모로 협소해졌다는 것은 우리가 날마다 실감하고 있는 일이다.그런 가운데 영어는 국제어로 통용되고 있으므로 생활용품의 설명서 하나를 보기 위해서도 영어는 필수조건이게 되었다.현대생활을 영위하는 개인에게는 물론 국가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국민의 영어해득력은 국력을 신장하고 경제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컴퓨터로 통신을 교류하고 정보를 수급하는데 있어서도 영어를 젖혀놓고는 그 진전을 단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영어능력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영어교육의 목표로 대두되는 일은 마땅한 일이다.언어란 본디 13살이전에 정착해야 일생을 통해 지워지지 않는 확실한 뿌리내림을 할 수 있다고 한다.또한 그 시기이전이라야 가소성이유연한 시기여서 효율적인 언어교육이 가능하다는 것도 통설이다.이런 이유로 해서 13세이전의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국민학교 교육과정에 영어를 정규교과로 포함시키기로 하는 교육정책이 채택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같은 경위를 감안할때 영어과목의 조기교육에는 큰 이의가 있을 수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다만,영어라는 외국어가 국민학교 과정에서 채택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일이 있음을 지적한다.

첫째,국민학교교육에 있어서의 국어교육의 문제를 들 수 있다.철자법·문법에서 아직도 혼선을 빚고 있고 작문교육과 말하기 교육이 거의 제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과밀학급 탓으로 첨삭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고 독서교육 또한 대단히 부실하다.

모국어교육의 부실한 현실에 대한 깊은 반성이 먼저 있고 거기에 더해서 외국어교육이 실시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둘째로는,외국어교육의 조기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교사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국민학교 학생에게 맞게 「잘 가르칠 수 있는」 교수요원은 특별양성을 필요로 한다.그점에 대한 확실한 정책이 세워져 있지 못한 현실에서 「95학년도부터의 실시」란 불안감을 준다.

또다른 문제는 전체적인 영어교육체계에 대한 반성과 진단작업도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중학교이후 대학까지 10년동안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 앞에서 입을 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자기반성만으로 조기교육을 도입한다는 것은 위험하다.지난 시대에 우리가 해온 외국어교육이 외국어를 학문적으로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강점이 되고 있다는 설도 있기 때문이다.



성급하고 사려깊지 못한데서 오는 또다른 실패가 교육분야에서 거듭되는 일은 사전에 방지되어야 할 것이다.
1991-07-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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