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절전부터 하자(사설)

우선 절전부터 하자(사설)

입력 1991-07-07 00:00
수정 199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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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에 비상이 걸렸다.설마설마하며 미적거려오는 동안,급기야 제한송전의 위기까지 다가오게 된 것이다.

한국전력은 마침내 전력수급조정제도를 발동하여 지난 5일 하오2시부터 5시까지 3백20개사에 전력소비 20%를 줄이도록 명령했다.이 제도는 한전과 계약을 맺은 업체들로서 「줄임명령」을 지킨 업체에게는 전기료를 대폭 삭감해 주고,명령을 내렸는데도 계약을 어기고 전력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업체에게는 벌칙을 부가하여 전기요금을 오히려 대폭 할증해서 물게 하는 방법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력은 남아돌만큼 넉넉하다고 했고 실제로 전력의 판매전략을 개발하여 심야전력의 요금은 값싸게 공급해 주며 판매촉진을 했다.그런 전력사정이 별안간 「제한」을 할만큼 악화됐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다.

투자소홀로 설비용량이 부족해졌고 전력소비는 급증했는데 원자력발전소의 잦은 고장이 겹쳐 금년여름이 심상치 않을 것같다는 예상은 지난 봄부터 나오고 있었다.거기다가 예년에 없이 7월 무더위까지 찾아와 위기가 사정없이 앞당겨온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여 사실상의 제한송전인 수급조정제도를 발동하고 보니까 공공기관이나 제조업체가 포함된 사업체부터가 제한의 대상이 된 셈이다.할 수 있다면 시민 개인들이 조금씩이라도 줄여쓰고 생산업체에는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는 것이 에너지가 이상적으로 관리되는 것을 뜻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역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이쯤되면 시민 각자가 절전운동을 벌여서라도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몫을 거들어야 할 것같다.그까짓 가정용전력을 아껴봤자 얼마나 줄어들겠는가고 의문을 품을 사람도 적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가 않다.「무더위」가 갑작스런 전력위기의 주범중의 하나라는 사실만 보아도 그것은 알 수 있는 일이다.여름철 전력과소비의 주역은 에어컨이다.85년에 90만대이던 에어컨이 올해에 이르러 2백만대를 넘어서게 되었다.이만한 에어컨이 돌아가자면 4백22만㎾의 전력이 든다.이 수요에만 충당하기 위해서도 백만㎾짜리 대형 원자력발전소 4기를 가동해야 한다는 단순계산이 나온다.1백만㎾짜리 원자력발전기 1기를 짓는데는 비용 1조5천억원이 든다.

민간이 할 수 있는 절전운동을 효과적으로만 할 수 있다면 상당한 위기도 무리없이 넘길 방도는 있다.별안간 발전소를 지어 더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일도 어려우므로 천상 줄여쓰는 길밖에는 없다.줄여써야 한다면 약간의 더위는 참는다는 생각으로 절약에 참여를 해야 온당하다.생산업체가 전력때문에 가동을 제한받는 일이 생긴다면 경제구조 자체에 영향을 줄 것이다.전력대책에 관한 본질적인 대책이 보완되어야 하겠지만 우선 급한 것은 사람들의 태도가 절전하는 자세로 돌아서야만 당장의 위기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삼복더위쯤은 땀흘리며 이기던 지난날을 돌아보면 지금 우리에게 닥친 정도의 절전은 그다지 힘든것도 아니다.시민의 성숙한 절도로 이 어려움이 극복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1991-07-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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