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연방은 해체돼야한다”/게일 스톡스 미 라이스대교수(해외논단)

“유고연방은 해체돼야한다”/게일 스톡스 미 라이스대교수(해외논단)

스톡스 기자 기자
입력 1991-07-06 00:00
수정 1991-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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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이스대학의 게일 스톡스교수(여)는 유고사태와 관련,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유고사태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미국은 발칸반도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현 연방체제의 해체를 통한 「제3의 유고슬라비아」탄생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역사학 전공인 스톡스교수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미국은 지난 2년간 유고슬라비아연방 체제의 존속을 강력히 지지해왔다.그러나 유고사태가 악화되자 미국은 슬로베니아공화국과 크로아티아공화국이 평화적으로 독립을 성취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이같이 대유고 정책의 전환을 시사했지만 워싱턴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평화적인 유고연방체제의 존속이다.

미국이 유고연방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유고연방정부가 붕괴될 경우 발칸반도가 혼란에 빠질뿐만 아니라 그 파급효과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실제로 유고연방의 해체는 단지 발칸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민족갈등을 겪고 있는 소련의 발트해 3개공화국과 체코슬로바키아등 주변 국가로 확산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유고연방정부의 취약성을 간과하고 있다.현유고연방체제는 74년에 제정된 헌법에 기초하고 있다.그러나 많은 유고인들은 이 헌법을 과거의 낡은 유물로 간주하고 있다.

유고의 각공화국들은 선거를 통해 자신의 지도자들을 새로 선출했다.때문에 공화국 대통령들은 연방대통령이나 총리보다 정통성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유고정치의 이같은 변화는 「제2 유고슬라비아」가 종언을 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1 유고슬라비아」는 1929년에 건국된 유고슬라비아왕국이다.그러나 이 왕국은 2차 세계대전때 붕괴되고 티토에 의해 공산주의 「제2 유고슬라비아」가 건국됐었다.

지금은 「제3 유고슬라비아」가 태동하고 있다.미국은 「제3 유고슬라비아」의 건설을 지원해야한다.미국은 어떻게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수 있을까.

미국은 우선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알바니아인들의 분리·독립 지향적 성향을 인정해야한다.이는 윌슨대통령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 원칙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미국은 또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이 앞으로 적어도 18개월 이상 「독립투쟁」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하여야한다.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자신들의 독립움직임이 협상을 통해 해결될수 있다면 새로운 유고의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협상의 최대 장애는 유고 최대 공화국인 세르비아의 비타협적인 태도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세르비아공화국은 최근 융통성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의 독립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따라서 미국은 협상을 거부하는 세르비아공화국에 대한 비난을 주저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국제사회는 대체적으로 유고연방의 해체를 하나의 재앙으로 인식해왔다.그러나 유고의 근본적인 정치체제의 변화없이는 장기적인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유고의 다양한 민족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연방을 구성했다고 느낄때에 평화적으로 공존할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불행히도 많은 유고인들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유고인들이 평화적으로 함께살려면 유고연방이 먼저 해체되어야한다.이같은 명제가 분명해짐에 따라 미국은 유고의 해체과정이 평화적으로 이루어 질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으면 안된다.미국은 이렇게함으로써 「제3 유고」의 탄생을 도울수 있을 것이다.미국은 더이상 과거의 낡은 유물이 되고 있는 유고연방체제 유지에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1991-07-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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