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기자가 본 「평양의 변화」

로이터 기자가 본 「평양의 변화」

입력 1991-05-02 00:00
수정 199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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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초상화·특권층 전용차선등 없애

북한인들은 그들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에 대한 숭배가 지나친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평양주재 외교관들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스탈린주의 지도자의 한 사람이며 지난 48년 이래 권좌에 앉아 있는 김이 지난달 29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회의에서 연설하기 위해 다른 연사들과 줄을 선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IPU회의의 다른 지도적 참석자들과 같이 김은 회의장 중앙에 위치한 장방형의 테이블에서 일어나 강단으로 걸어가서 민주화와 핵군축을 지지하는 연설을 했다.

한 외교관은 이 같은 광경에 대해 『나는 이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바로 앞에 마이크가 설치된 자리에서 연설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만수대 회의장의 연단 뒤에 항상 걸려있는 김의 거대한 초상화도 감추고 그 대신 IPU의 문장이 90개국의 대표들을 향해 걸려 있었다.

외교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북한에서 「위대한 수령」으로 찬양받고 있으며 이달 79회 생일을 맞은 김일성이 자신의 통치를 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하루밤 보통 숙박료가 80달러나 하는 이 도시의 가장 깨끗한 고려호텔에서도 IPU회의 참석차 약 1천명으로 추산되는 각국 대표들이 도착하기 직전에 모든 객실의 벽에 걸려있는 위대한 지도자의 초상화들을 치워버렸다.

김일성이 죽기 전에는 어떠한 변화도 있을 것 같지 않은 북한에서는 일상생활의 가장 사소한 변화조차도 연구대상이 되는 것이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수개월 전 북한 당국은 IPU회의와 관련된 조치의 하나로 평양시내 모든 주요도로 중앙에 페인트로 그려져 있던 특권층의 전용차선을 지워버렸다.

이 중앙선은 김일성과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지명된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그리고 고위관리들의 고급 스용차 리무진의 통행만을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이 조치는 교통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평양에는 개인용 승용차는 물론 모터사이클이 한 대도 없으며 자전거도 별로 없다. 보행자들은지하차도를 통해 길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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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교관은 『이곳에서 내가 목격한 유일한 개혁은 교통개혁일 뿐이다』고 농담을 하면서 『진지하게 말하자면 이곳에는 어떠한 개혁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평양 로이터 연합>
1991-05-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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