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민자 당직자 접촉확대 안팎

노 대통령의 민자 당직자 접촉확대 안팎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1-04-17 00:00
수정 199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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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도 직접 관장”… 달라진 청와대/후반기 통치안정과 연관된 듯/“계파 초월해 면담”… 친정체제 강화/일부선 「박장관 공백」 메우기 풀이도

민자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이 최근 주요 당직자 및 중진의원들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가 잦아지고 있어 청와대측의 당에 대한 직할관리체제 확립 의지가 가시화된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제까지 노 대통령은 일반 당무의 상당부분을 김영삼 대표에게 위임하겠다고 밝혀왔고 김 대표와의 주 1회 정례회동을 통해 당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왔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최근 들어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특히 박 최고위원과의 독대 횟수를 늘려가고 있으며 당4역으로부터 개별 당무보고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도 자주 만들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달 5일과 29일 두 차례 노 대통령과 단독면담했으며 앞으로도 청와대회동이 월 1회 정도로 정례화될 것 같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노 대통령과 박 최고위원간의 단독회동이 2∼3차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분석되며 박 최고위원을 통해 민정계를 직할관리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구상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사무총장·정무1장관 등으로부터 월 1회씩 정례보고를 받는 것 이외에도 또다른 면담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김윤환 사무총장의 경우 이번달 들어 벌써 세 차례나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남으로써 노 대통령이 당무의 주요부분을 직접 관장하겠다는 뜻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5일 김종호 총무를 청와대로 불러 19일 개회되는 임시국회 대책을 보고받았으며 나웅배 정책위 의장과도 곧 독대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종찬·이춘구·이한동·박준병·심명보·김동영·김용환 의원 등 3계파를 망라한 중진들을 개별 혹은 집단적으로 면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화계의 김용환 의원의 경우 근래 노 대통령과 단독면담,차기 대권구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노 대통령의 당에 대한 친정체제 구축 노력이 비단민정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민자당의 주요 당직자나 중진의원들이 이제까지 노 대통령과 만나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아니며 사안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면담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만남의 빈도와 깊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얼마 전 노 대통령을 면담했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데 협조하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밝혀 일련의 청와대회동이 노 대통령의 후반기 통치구상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다른 소식통은 『노 대통령이 이제까지 당을 이끌어온 방식은 이원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나는 김 대표를 통한 공식 라인이며 다른 하나는 박철언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통해 초·재선 특히 민정계 의원들을 관리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박 장관이 월계수회와 결별을 선언,정치적 칩거상태로 들어간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당 관리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풀이했다.

노 대통령은당에 대한 관리능력 제고를 위해서 청와대비서진뿐 아니라 노재봉 국무총리·서동권 안기부장·김진재 총재비서실장 등도 측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노 총리·서 안기부장과 각각 단독회동,정국운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최고위원도 청와대의 손주환 정무수석 및 최영철 정치특보와 상시 연락채널을 가동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계에서는 김동영 정무1장관이 손 정무수석과 직·간접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 대통령의 「분신」으로 알려진 이병기 청와대의전수석이 김덕룡 의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개인 심부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의 후퇴 이후 정해창 청와대비서실장과 김 총재비서실장의 「연락장교」 역할도 보다 강화되고 있다.

특히 손 정무수석은 근래 초·재선 의원들과 직·간접 접촉을 부쩍 확대시키면서 박 체육청소년부 장관 이후의 공백을 청와대측이 메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같은 당에 대한 친정체제 구축 노력은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으리란 예상이다.

김 대표에게 계파를 초월해 당을 이끌라는 당부를 해놓고 있는 노 대통령은 주요 당인사들과의 별도접촉을 통해 당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도 외면적으로는 김 대표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 노력이 당장 당내 갈등을 빚지는 않겠지만 강도에 따라서는 광역의회선거 후 차기 대권문제가 표면화될 경우 당내분을 가져올 소지도 없지 않다.

당의 한 고위소식통은 『여권의 생리상 공천권은 총재인 대통령이 전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노 대통령의 당 통제력 강화도 14대 총선 공천권과 연결시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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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대표의 민주계는 대권후보 조기확정이 어렵다는 김 대표의 당권장악 혹은 공천권 다수확보 등을 주장하고 있어 노 대통령의 통치력을 강화하려는 청와대측과 언제든지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이목희 기자>
1991-04-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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