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검찰 권위/최홍운 사회부차장(오늘의 눈)

흔들리는 검찰 권위/최홍운 사회부차장(오늘의 눈)

최홍운 기자 기자
입력 1991-02-24 00:00
수정 1991-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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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검찰의 발표로 일단락되는 듯 하던 수서지구 택지 특별분양 사건의 수사는 결국 주말인 23일까지 계속됐다.

지난해 8월17일 「수서민원」관련 당정회의 때 민자당의 전 정책위의장 김용환의원이 『청와대의사』 운운하는 발언을 했다는 메모록이 공개되고 검찰에 제출된 민자당의 「수서민원 처리진행 상황」 서류 가운데 김영삼 대표 등 세 최고위원이 결재한 부분이 고의로 누락됐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수사는 처음부터 뇌물의 액수와 외부압력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던 터라 압력의 실체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문건이 드러난 이상 검찰도 이부분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검찰은 21일 민자당의 서청원 제3정책조정실장과 김의원 등을 불러 조사한 결과,『윗분들께 누를 끼칠 것 같아 악의없이 문서를 변조했다』는 서의원의 진술과 『청와대의사 운운 한적은 절대없었다』는 김의원의 진술을 받아 내는데 그쳤다.

이같은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검찰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때가 적지 않았다.

수사에 착수한다는 사실자체에서부터 현역의원들과 전·현직 서울시장 및 청와대 고위비서진의 소환조사 등 굵직한 고비때 마다 수사주체인 검찰이 아니라 외부,특히 청와대쪽에서 더 먼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때에 검찰은 입을 다물고 오히려 수사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수사진행상황이 소상하게 흘러나온 사실은 아무래도 의혹을 사기 십상인 것이다.

또 평민당에 2억원의 사례성 정치자금이 들어갔고 공람성격이라고는 하나 민자당의 세 최고위원이 관련문서에 결재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직접이든 간접이든 김대중 총재와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사기관인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결과마저 이처럼 석연치가 않다면 그 다음에는 누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라는 자조적인 한탄도 들려온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수사의 주체는 검찰이며 검찰의 권위는 지켜져야 한다.

물론 검찰의 권위는 누가 세워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되어야 하며 국민들 또한 검찰이 최선을 다할 때에는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믿고 격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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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만 우리사회의 사정이 바로 서고 다리뻗고 잠잘수 있는 치안이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1-02-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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