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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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1-02-20 00:00
수정 199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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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로 치자면 올해 80세의 일본노인 와카마쓰 미노루(약송실)씨. 이 노인은 웬만한 한국의지식인보다도 한국의 전통·문물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넓고도 깊다. ◆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젊은 날부터 시작된다. 1932년 천리외국어학교의 조선어부를 졸업하고 한국에 건너와 당시의 경성제대 법문학부의 문학과에서 조선어를 전공하는 것부터 그렇다. 원로 국어학자 김형규박사와 동기동창. 공무원 생활을 끝내고서는 계속 한국에 대한 책자들을 펴내어 온다. 그 첫째가 75년에 내놓은 「대역주해 한국속담선」. 이어 「한국의 수수께끼」(77년),「한국의 고시조」(79년),「한국의 길흉화복」(81년)을 일본어와 대역하면서 주해를 달아 펴냈다. ◆82년에는 「한국의 관혼상제」,83년에는 「한국말 편지쓰기」를 펴내고 85년에는 「한일 속담사전」과 「한국 풍류얘기」를 펴낸다. 「풍류얘기」의 경우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강희맹의 「촌담해이」 등등 여러 문한에서 발췌한 것. 그 다음 그의 관심은 「조선통신사일기」 쪽으로 기운다. 그것을 일본말로 번역해 낸 것이 「해차록」 등 10여권. 노령을 무색케 하는 정력적 저작활동이다. ◆이 한국통 노인이 이번에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를 일역해 냈다(서울신문 19일자 11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국가관이 희박한 요즈음의 일본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이순신장군의 위대한 모습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표지에는 일본의 「그림책 태합기」에 실린 「이순신의 지혜가 왜병을 물리치는 그림」을 복사하여 더욱 인상적. 그는 이 책을 번역하면서 충무공의 충효신의에 새삼 감복했다고도 말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뒷돈을 대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는 숱한 일본사람에게 한국을 올바로 이해시키는데에 보람을 느끼면서 이 일을 해오고 있는 일본인. 「와카마쓰(약송)」가 아니라 이젠 「오이마쓰(노송)」라면서 서글피 웃는다. 한국이 보내는 영예를 안겨줬으면 싶은 마음이다.

1991-02-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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