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사설)

노조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사설)

입력 1991-01-26 00:00
수정 199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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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한국노총이 지자제선거 참여 등 직접적인 정치활동에 나서겠다고 했을때 현실 정치권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그 추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또 그들의 정치활동선언 자세가 매우 구체적이고 지속적이라는 데에서도 몇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었다.

한때 민자당과 평민당 등 정치권 내부에서도 노총의 정치참여 움직임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검토하는 듯했으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같다. 그런데 최근 전교조가 다시 올봄 실시예정인 지자제의 기초의회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나섰다. 기초자치단체의회는 정당이나 정파에 구애받지 않으므로 전교조가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명분으로 내세워졌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기초의회이건 광역의회 또는 국회이건 그 선거에 참여함은 직접적인 정치활동이라는 점이다.

우리 헌법과 노동관계법은 노동3권은 물론 노동조합과 그 활동을 최대로 보호보장하고 있다.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근로의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한다.

노동조합법 제1조는 이 법이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고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며 복지를 증진함으로써 그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과 국민경제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조법 제12조는 노조의 정치활동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행위를 할 수 없게 돼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번 노총이 선언한 바 「특정 후보의 지지 또는 반대」 「다른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선거감시활동」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결국 노조와 그 활동이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의해 보장되는 것은 그것을 통해 헌법이 보호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근로자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대의에 입각한 것이다.

확실히 지적하건대 노동조합이란 경영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법으로 보호되는 절차를 통해 근로자의 실질적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한 조직이지 정치관련법 조항이 정한 절차를 뛰어넘어 곧바로정치조직화하거나 정치 그 자체에 뛰어들 수 있는 조직이 아닌 것이다. 결론은 명백하다. 현실적으로 노동조합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전교조가 내세운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의 직접참여 역시 법개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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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제도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시대적 추세와 사회여건에 따라 수정 보완될 수 있다. 또 갈수록 다양화되어가는 사회에서 근로자의 현실참여의 폭이나 정치참여의 욕구는 커질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상황을 방영하는 법의 정신과 그 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는 일은 국익과 사회유지 차원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근로자의 직접적인 정치참여 욕구를 막을 수 없는 경우라면 노조 또는 노총의 활동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활동으로서 또는 근로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정당의 결성과 그 강령아래 정치에 참여토록 해야한다. 노조는 정당이 아니며 정당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991-01-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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