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의 「유가위기」/곽태헌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아키노의 「유가위기」/곽태헌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0-12-18 00:00
수정 1990-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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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유가인상으로 초래된 「유가위기」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필리핀에서의 유가인상은 다른 나라에서와는 달리 광범위한 인플레를 초래,민감한 정치문제화 하는 것이 상례다. 실제로 아키노가 지난 86년 집권한 뒤 겪은 6번의 군부 쿠데타 가운데 87년 8월 및 89년 12월의 쿠데타가 유가 인상후 이루어졌다.

필리핀의 「유가정국」은 지난 5일 에너지조정위원회가 페르시아만사태의 여파로 평균 45%의 유가인상을 발표하면서 표면화했다.

에너지조정위원회의 유가인상안은 등유 디젤 액화석유가스(LPG)는 50%의 인상이었지만 산업용은 4%에 불과했다.

그런데 아키노 대통령은 이러한 유가인상안 발표가 있은 후 몇시간 뒤 TV를 통해 「노동자계층 등 가난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등유 디젤 LPG 가격의 인상철회」를 에너지조정위원회에 촉구했다.

「준사법기관」이라고 하는 위원회는 이튿날 아키노의 제의에 호응,3개 부문의 유가를 인하하는 한편 가솔린가격을 인상시킴으로써 45%의 인상안에는 변화가 없는 조치를 재빨리 취했다.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9일 또다시 TV를 통해 가솔린값의 인하를 위원회에 요구하는 한편 노동자들에게는 유가인상에 항의하기 위해 과격파 노조연합이 촉구한 파업에 가담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에너지조정위원회는 10일 산발적인 운수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가솔린 가격을 인하,전체적인 유가인상폭을 32%로 재조정했다.

그런데 6일 동안 유가가 3번 조정된 코미디와 같은 이번 사건과 관련,많은 필리핀인들은 아키노는 유가인상폭을 모를 정도로 어리석은 「무능대통령」이 아니면 알고도 모른체한 「부도덕한 대통령」이라고 입방아를 찧고 있다.

변호사겸 경제칼럼니스트인 로돌프 로메로씨는 『아키노는 그녀의 통제하에 있는 에너지조정위원회가 통제밖에 있다고 말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어리석은 인물』이라고 평하고 있다.

술수는 실수나 무능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곧잘 술수에 집착하는 버릇이 있다.
1990-12-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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