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11-20 00:00
수정 199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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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대립을 축으로 하여 돌아가던 전후 냉전유럽의 국제질서는 「냉전의 화약고」로 불리던 독일이 통일함으로써 사실상 종막을 고했다. 한 시대의 종언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법. 그리고 새 시대는 새 질서의 구축으로 막을 연다. 19일부터 21일까지 파리서 열리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는 냉전시대의 공식종언을 선언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출하는 제일보라는 데 역사적 의미를 둔다. ◆지난 75년의 「헬싱키선언」으로 알려진 CSCE는 베를린장벽과 동구공산체제가 붕괴돼 범유럽적 안보체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이전까지는 무력한 존재였다. 그때만 해도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군사적 균형에 기초했던 이 기구가 이번 파리정상회담을 계기로 냉전체제하에서의 평화적 공존개념에서 벗어나 항구적인 평화구조를 선언한다. CSCE의 실질적 출범은 유럽의 양대 군사기구인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유럽재래식무기(CFE)감축협정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빛을 본다. ◆CSCE는 안보면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의 구현으로서는 높이평가된다. 특히 냉전의 유산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으리라는 데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그러나 과연 CSCE가 전지전능한 힘을 갖게될 것인가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이 모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실제로 정치적인 실행에 어려움이 많은 나라들 때문이다. 동구를 위협하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민주화·인권화가 쉽사리 이루어질까 하는 것. 적대이념과 군사블록으로 갈라졌던 분단을 극복하려는 유럽은 이제 경제커튼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다. ◆큰 전쟁이 끝날 때마다 또다른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구는 설치돼왔다. 나폴레옹이 패퇴한 뒤의 신성동맹,1차대전 후의 국제연맹,그리고 2차대전 뒤의 유엔. CSCE정상회담을 보면서 전문가들이 역사의 교훈을 떠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반도의 냉전구도,페르시아만의 전쟁기운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까.

1990-1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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