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시위로 애먹는 프랑스(특파원수첩)

고교생시위로 애먹는 프랑스(특파원수첩)

김진천 기자 기자
입력 1990-10-29 00:00
수정 1990-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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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증원ㆍ시설개선 강력 요구… 연일 시위/“교육투자 미룬 채 페만 개입” 불정부 성토

교육환경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로 프랑스 국내가 떠들썩하다.

이달초 르망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17일 파리북부 교외지역의 학교로 번진 고교생 시위는 지난주 들어 3차례의 파리시내 연합시위를 거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의 파리 시위에만도 3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스트라스부르 릴 리용 마르세유 니스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30만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의 요구는 학교주변의 치안확립과 시설보강,교사증원 등 교육환경개선이 주요 목표이며 아직은 평화적인 시위양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갈수록 확산되고 과격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68년 학생시위나 86년 학생시위 때 같이 사회혼란까지 몰고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7일 파리 북쪽 교외의 센 성드니 지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 수업조건악화,시설 및 교사의 부족,학교주변의 범죄 증가 등에 항의,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시작했다.

이들의 요구와 주장은 단순한 것들이다. 『교내의 깡패서클과 학교주변의 불량배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한 학급에 학생수가 너무 많다』 『교사가 모자란다』 『식당이 좁아 너무 오래 줄을 서야 한다』 『의무ㆍ위생시설이 낡아빠졌다』는 등의 교육환경불량에 대한 불만 때문이며 아울러 시설개선ㆍ교사증원ㆍ치안감시제도확립 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예산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에서 최초의 연대 데모가 벌어진 직후 리오넬 조스팽 문교부장관은 학생 대표들을 만나 학생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시위는 수요일인 24일로 이어졌다.

조스팽은 다시 이들을 만나 「고교생활위원회」를 만들어 각 학교의 고위책임자와 부모들이 참여,학내문제와 학교 안팎에서의 안전문제를 다루도록 하고 학교주변에 대한 치안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보다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하여 26일 다시 벌어진 파리시위에는 3만명이 운집했고 전국 각 도시에서도 같은 요구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학생들은 총리실인 마티뇽으로 행진,미셀 로카르 총리와 담판을 벌였는데 로카르 총리는 이 자리에서 1천 개의 감시초소를 전국 각 중ㆍ고교 주변에 세우고 3천명의 요원을 배치하여 학교주변의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마저 거부,최종협상마저 깨졌다.

27일부터 11월5일까지는 만성절(11월1일)을 전후한 가울학기 중간방학이기 때문에 시위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생들은 오는 11월6일 다시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의회에서 문교부예산이 심의되는 11월12일에는 대규모 전국연합시위까지 계획해 놓고 있다.

이들은 당초 지난주 3차례의 시위를 「동원능력시험을 위한 예비행동」으로 규정,정부측과의 협상에는 별 의미를 두지않고 있음을 드러냈었으며 앞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뜻을 분명히했다.

프랑스정부나 정치권에서 고교생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이 또다른 정치적 요구사항을 들고 나오거나 아니면 아직은 잠잠한 대학 쪽에 불을 댕겨 복잡한양상으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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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시설들은 낡아빠졌는데 페르시아만에 군대와 무기를 보내는 정부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이들의 구호가 이러한 염려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김진천 파리특파원>
1990-10-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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