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서랍서 몰래 빼냈다”/박준병총장이 밝힌 「각서」유출 경위

“누군가 서랍서 몰래 빼냈다”/박준병총장이 밝힌 「각서」유출 경위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0-10-28 00:00
수정 199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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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표에 갈 사본 일시적 분실/얼마 후 뜯긴 채 발견… 고의는 아닐 것”

민자당의 박준병 사무총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제 합의각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자신이 보관하던 각서가 잠시 유출됐던 경위를 털어놓았다.

박 총장에 따르면 「1노2김」이 서명한 내각제 합의문은 청와대에서 원본을 보관하고 지난 5월말께 청와대측이 사본 2부를 김영삼 대표ㆍ김종필 최고위원에게 전달토록 하라며 자신에게 친피(수령자가 직접 개봉) 형식으로 가져왔다는 것.

박 총장은 김용환 당시 정책위의장을 통해 김종필 최고위원에게 1부는 즉시 전달했으나 김영삼 대표에게 갈 사본은 김 대표나 김동영 당시 총무에게 전달할 틈이 없어 자신의 사무실 내실 서랍에 며칠 보관해 두었다 분실했다고 설명.

얼마 후 분실된 사본이 자신도 모르게 돌아왔으나 봉함이 뜯겨져 있었으며 박 총장은 『사고라고 생각,김 대표에게 이를 전달치 않고 사고경위를 알아보며 현재까지 보관중』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최근에 청와대와 김 대표에게 합의문 사본분실사건 경위를 보고했다』면서 『전적으로 관리책임을 느끼며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하고 『당내 알력 때문에 고의적 유출이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사본을 가져갔다 되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며 따라서 각서가 언론 등에 유출된 경위도 정확히 아는 바 없다』면서 『김 대표에게 전달치 않고 보관중인 1부의 사본은 적당한 시기에 공개할 수도 있다』고 피력.

내년 5월 안에 내각제 개헌을 하겠다는 등 3개항으로 된 합의문은 지난 5월9일의 민자당 창당전당대회 직전인 5월6일 삼청동 안가에서 박준병 사무총장과 당시 김동영 총무,김용환 정책위의장간에 작성된 뒤 박 총장이 1노2김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보관했다는 것.

청와대측은 5월말쯤 합의문 사본 2부를 만들어 최창윤 정무수석이 직접 박 총장에게 주었으며 박 총장이 김 대표ㆍ김 최고위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

김종필 최고위원에게 전달된 사본은 다시 복사돼 김용환 전 정책위의장도 1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자당 일각에서는 보안사령관 출신인 박 총장이 그렇게 문서를 허술하게 보관했겠느냐는 의혹과 함께 잠시 분실했다 찾았더라도 4∼5개월을 청와대나 김 대표에게 보고도 않고 있을 수 있겠느냐는 점 등을 들어 박 총장이 모든 것을 「뒤집어 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대두.

박 총장이 유출경위를 혼자의 실수로 뒤짚어썼다면 그것은 고의적 유출의 은폐 혹은 청와대나 김 대표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것 등이란 추측.<이목희 기자>
1990-10-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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