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 시민 열렬한 환영에 손들어 답례/만찬장서 「고향이 봄」ㆍ「우리의 소원」 합창/“평양냉면 맛있었다” “남쪽은 양 적지 않나”
▷판문점 도착◁
○…김유순 위원장은 평화의 집에 도착한 뒤 별도의 도착성명은 발표하지 않고 우리측 김용균 체육부 차관과 장충식 KOC 부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휴식처인 평화의 집으로 직행.
김 위원장은 『남측 땅을 밟고 보니 한 핏줄 한 조선땅임을 실감했다』고 말문을 연 뒤 『어떻게 갈라져 살겠느냐,빨리 같이 살아야겠다』면서 『통일축구가 통일축제로 되기를 바란다』고 방한 소감을 피력.
○…장충식 KOC 부위원장은 『남북축구경기 동안 북측 국민들이 보여준 열렬한 성원에 감사한다』면서 인사말을 꺼내자 김유순 북측 위원장은 『같은 식구들인데 응당 그렇게 해야죠』라며 화답.
또 김형진 부위원장은 『환영인파를 조직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나와 열렬히 환영했다』며 『통일축구가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확신해 통일될 날이 당겨진 것 같다』며 응수.
○“축구표 파느냐” 질문
○…김형진 부위원장은 『북남 축구 서울경기의 축구표를 파느냐』고 질문.
이에 대해 우리측 체육회담 대표인 이학래 한양대 교수가 『3시간 만에 매진되었다』고 말하자 김형진 씨는 『표가 매진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경기장에 온 관중들의 열기가 문제 아니냐』며 되받기도.
이어 평양경기에 참가했던 이학래 대표는 『평양에서 먹은 옥류관 냉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김유순 위원장과 김형진 부위원장에게 남측 냉면맛을 한번 보라』고 권유.
이에 대해 김형진 부위원장은 『우리측은 대접용이니까 양이 많겠지만 남쪽은 장사를 하다보니 양이 적지 않겠느냐』고 농담.
이를 지켜보던 오완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두 분 위원장이 맛 보시겠다면 평양 때와 마찬가지로 큰 그릇에 양을 듬뿍 넣어 주도록 하겠다』며 맞받아치자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졌다.
○…이날 북한측 기자단은 김용균 체육부 차관에게 『평양축구를 마치고 돌아간 남측 선수들을 남측 국민들이 환영해주지 않아 섭섭했다는데 왜 환영을 해주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평양경기를 TV로생중계했고 남측도 생중계할 줄 알았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며 질문공세를 펴기도.
김 차관은 이에 대해 『TV중계는 북측과 남측의 중계방송 방식이 달라 못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축구단은 평양에서 돌아온 즉시 유스호스텔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
○“최순호 선수 최우수”
○…20명으로 구성된 북한 남자 축구팀은 회색 싱글차림으로 비교적 단정한 모습.
지난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탁영빈 선수는 2차전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남북 축구대결을 통해 통일에 기여하려는 것이다』라고 피력.
탁 선수는 또 『한국 선수중 누가 제일 실력이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순호 선수의 활약이 가장 좋다』고 대답.
김광민 선수는 『2차전에 대비한 특별한 훈련은 안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승부에 관계없이 통일을 위해 싸우겠다』고 통일을 거듭 강조.
북한 선수중 유일한 조총련계 동포로 부모가 일본에 살고 있다고 밝힌 김종성 선수는 『부모 고향은 충남 부여이고고모가 서울에 살고 있다』고 말했으나 고모이름은 모른다고 언급.
한 선수는 또 평양에서 페널티킥이 나온 데 대해 『텃세였다.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볼을 바깥으로 차버린 남조선 골키퍼의 행동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연도◁
○…북측 대표단 78명은 승용차 18대와 버스 7대 등에 나누어 타고 판문점을 거쳐 상오 10시55분쯤 자유의 다리를 지니 임진각으로 넘어왔다.
이날 임진각에는 경찰이 일반차량 출입을 통제한 탓에 환영객은 많지 않았으며 관광객과 구경나온 이웃 주민 등 1백50여명 만이 망배단 등에서 북측 대표단을 맞았다.
이들은 북측 임원과 남녀 선수들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자 활짝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며 환영했으며 북측 대표들도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북측 대표단은 통일로∼독립문∼여의도∼올림픽대로 등을 거쳐 임진각을 통과한지 1시간20분 만인 낮 12시20분쯤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도착,여장을 풀었다.
북측 대표단 차량행렬이 통일로를 지나 서울시내로 접어들면서부터 환영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불광동을 지나자 거리에는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찰은 이날 학생시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통일로 곳곳에 경찰 4백여명을 배치하는 한편 경기도 고양군 삼송리 검문소 등에서 검문ㆍ검색을 했다.
○꽃다발 세례에 “상기”
▷숙소◁
○…북한 선수단은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낮 12시20분쯤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45명의 대원여고 고적대의 주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을 선두로 대형 버스에서 내린 북한 선수단 일행은 미녀모델과 연예인들의 꽃다발 세례를 받고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호텔에는 코미디언 이주일 씨를 비롯한 가수 탤런트 모델 등 연예인 80여명이 상오 11시부터 꽃다발을 들고 북한 선수들을 기다렸다.
가수 김태화 정훈희 부부와 진미령,국악인 이호연 씨 등은 『북한 선수단이 온다는 소식에 잠까지 설치고 나왔다. 웬지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피력.
○공정경기 특별주문
○…박종환 한국 남자팀 감독은 『안방에서 손님을 맞는 주인 입장에서 모든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하면서 『지난 11일 평양 5ㆍ1경기장에서 열렸던 1차대회와 같은 어이없는 판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
박 감독은 이번 서울대회 주심을 맡은 길기철 씨와 미리 만나 승부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해줄 것을 특별히 주문했다고.
박 감독은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팀이 실력이나 매너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는 사실만 보여주겠다고 2차대회에 임하는 소감을 피력.
○…북한 선수단은 숙소인 쉐라톤워커힐 전체 6백37개의 객실중 64개를 사용. 김유순 단장은 17층 1백20평짜리 다이아몬드 룸에 묵는데 하루 숙박료가 85만원에 이르는 초호화 룸.
임원들은 16층 17개 객실에 나뉘어 묵게 되며 선수들은 15층 40개 객실에 분산투숙했다.
○“잠실 스타디움 훌륭”
▷경기장 답사◁
○…북한 남녀 선수단 54명은 이날 하오 4시13분에 23일 경기가 펼쳐질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 도착.
남자는 메인스타디움에서,여자는 보조구장에서 각각 40여분 동안 몸을 풀었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장내에는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의 음악이 울려 퍼졌으며 동쪽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과 각종 경기 장면 등으로 편집된 「서울올림픽 하이라이트」가 아름답게 수를 놓았다.
명동찬 남자팀 감독은 『잠실올림픽경기장이 북한의 5ㆍ1경기장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잔디상태가 아주 좋고 경기장이 아담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마중나와 주경기장 2층에서부터 그라운드를 밟을 때까지 북측 선수들과 한 사람씩 짝을 지어 계단을 내려왔다.
○…이에 앞서 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ㆍ김형진 부위원장 등 임원 일행은 선수단 도착에 앞서 3시25분쯤 경기장에 도착해 이병규 관리소장의 안내로 경기장ㆍ선수실 등을 둘러본 뒤 외빈실에서 30여분 동안 휴식하며 환담.
김유순 위원장은 색깔로 구분한 잠실경기장이 대단히 아름답다며 『남북이 하루빨리 통일이 돼 평양의 5ㆍ1경기장과 서울의 잠실 주경기장보다 더 큰 50만 수용의 경기장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평양경기 때 부친을 상봉한 이회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나와 북한 선수 및 임원들을 반겼다.
▷만찬◁
○…김우중 대한축구협회장 주최로 이날 밤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환영만찬회에는 정동성 체육부 장관ㆍ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고위인사와 남북 남녀선수,그리고 초청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2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김우중 회장은 이날 『이번 통일축구 서울경기로 민족통일의 기반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하는 것으로 환영 인사말을 대신했고 김유순 위원장은 『남북통일축구경기가 통일운동사에 아로 새겨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역시 건배를 유도.
주빈석에는 정동성 장관ㆍ김유순 위원장ㆍ김우중 회장ㆍ김형진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축구원로 김화집옹 등 10명이 앉았으며 나머지 27개 테이블에도 남북 선수ㆍ초청인사들이 8∼10명씩 섞여 앉아 평양경기와 서울의 첫인상 등을 화제로 삼아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 저녁식사 메뉴로는 거위간ㆍ모듬생선회와 안심스테이크 등 8가지 코스인 양식으로 준비됐는데 북측 참석자들 대부분은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호텔측은 지난번 총리회담 때 북측 인사들이 즐기던 곡주인 「문배주」를 포도주와 함께 내놓았다.
식사를 마친 북한 선수 및 임원들은 만찬장 출입구 맞은편 무대에서 펼쳐진 테너 엄정행ㆍ소프라노 백남옥 씨의 가곡공연을 관람했는데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남북 선수 섞여 앉아
공연 마지막에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합창되자 참석자 모두가 일어서 따라 부르기도.
김우중 회장은 북한 김유순 위원장에게 TV와 비디오 세트를 선물했으며 김 위원장은 미리 준비해온 인삼불로주와 대평곡주를 김 회장에게 전달했다.
○…북한 기자들중 비교적 나이가 많은 편인 리충국 중앙통신논설위원은 만찬이 끝난 뒤 『양식으로 차린 음식이 별로 입에 맞지 않았다』고 말하고 『호텔측에서는 정성을 다한 것 같으나 한식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오 9시30분쯤 만찬장인 힐튼호텔을 출발한 북한 선수단은 10시10분 숙소인 워키힐호텔에 도착,때마침 본관 지하1층 가야금홀에서 쇼를 관람하고 나오던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북한 선수들은 시민들이 『반갑습니다』라며 박수로 맞이하자 여유있는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라고 답례.
북한 선수들은 이어 각자의 방으로 올라가 서울에서의 첫 잠자리에 들었다.
▷판문점 도착◁
○…김유순 위원장은 평화의 집에 도착한 뒤 별도의 도착성명은 발표하지 않고 우리측 김용균 체육부 차관과 장충식 KOC 부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휴식처인 평화의 집으로 직행.
김 위원장은 『남측 땅을 밟고 보니 한 핏줄 한 조선땅임을 실감했다』고 말문을 연 뒤 『어떻게 갈라져 살겠느냐,빨리 같이 살아야겠다』면서 『통일축구가 통일축제로 되기를 바란다』고 방한 소감을 피력.
○…장충식 KOC 부위원장은 『남북축구경기 동안 북측 국민들이 보여준 열렬한 성원에 감사한다』면서 인사말을 꺼내자 김유순 북측 위원장은 『같은 식구들인데 응당 그렇게 해야죠』라며 화답.
또 김형진 부위원장은 『환영인파를 조직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나와 열렬히 환영했다』며 『통일축구가 성공적으로 끝날 것으로 확신해 통일될 날이 당겨진 것 같다』며 응수.
○“축구표 파느냐” 질문
○…김형진 부위원장은 『북남 축구 서울경기의 축구표를 파느냐』고 질문.
이에 대해 우리측 체육회담 대표인 이학래 한양대 교수가 『3시간 만에 매진되었다』고 말하자 김형진 씨는 『표가 매진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경기장에 온 관중들의 열기가 문제 아니냐』며 되받기도.
이어 평양경기에 참가했던 이학래 대표는 『평양에서 먹은 옥류관 냉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김유순 위원장과 김형진 부위원장에게 남측 냉면맛을 한번 보라』고 권유.
이에 대해 김형진 부위원장은 『우리측은 대접용이니까 양이 많겠지만 남쪽은 장사를 하다보니 양이 적지 않겠느냐』고 농담.
이를 지켜보던 오완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두 분 위원장이 맛 보시겠다면 평양 때와 마찬가지로 큰 그릇에 양을 듬뿍 넣어 주도록 하겠다』며 맞받아치자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졌다.
○…이날 북한측 기자단은 김용균 체육부 차관에게 『평양축구를 마치고 돌아간 남측 선수들을 남측 국민들이 환영해주지 않아 섭섭했다는데 왜 환영을 해주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평양경기를 TV로생중계했고 남측도 생중계할 줄 알았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며 질문공세를 펴기도.
김 차관은 이에 대해 『TV중계는 북측과 남측의 중계방송 방식이 달라 못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축구단은 평양에서 돌아온 즉시 유스호스텔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
○“최순호 선수 최우수”
○…20명으로 구성된 북한 남자 축구팀은 회색 싱글차림으로 비교적 단정한 모습.
지난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탁영빈 선수는 2차전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남북 축구대결을 통해 통일에 기여하려는 것이다』라고 피력.
탁 선수는 또 『한국 선수중 누가 제일 실력이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순호 선수의 활약이 가장 좋다』고 대답.
김광민 선수는 『2차전에 대비한 특별한 훈련은 안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승부에 관계없이 통일을 위해 싸우겠다』고 통일을 거듭 강조.
북한 선수중 유일한 조총련계 동포로 부모가 일본에 살고 있다고 밝힌 김종성 선수는 『부모 고향은 충남 부여이고고모가 서울에 살고 있다』고 말했으나 고모이름은 모른다고 언급.
한 선수는 또 평양에서 페널티킥이 나온 데 대해 『텃세였다.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볼을 바깥으로 차버린 남조선 골키퍼의 행동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연도◁
○…북측 대표단 78명은 승용차 18대와 버스 7대 등에 나누어 타고 판문점을 거쳐 상오 10시55분쯤 자유의 다리를 지니 임진각으로 넘어왔다.
이날 임진각에는 경찰이 일반차량 출입을 통제한 탓에 환영객은 많지 않았으며 관광객과 구경나온 이웃 주민 등 1백50여명 만이 망배단 등에서 북측 대표단을 맞았다.
이들은 북측 임원과 남녀 선수들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자 활짝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며 환영했으며 북측 대표들도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북측 대표단은 통일로∼독립문∼여의도∼올림픽대로 등을 거쳐 임진각을 통과한지 1시간20분 만인 낮 12시20분쯤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도착,여장을 풀었다.
북측 대표단 차량행렬이 통일로를 지나 서울시내로 접어들면서부터 환영시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불광동을 지나자 거리에는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찰은 이날 학생시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통일로 곳곳에 경찰 4백여명을 배치하는 한편 경기도 고양군 삼송리 검문소 등에서 검문ㆍ검색을 했다.
○꽃다발 세례에 “상기”
▷숙소◁
○…북한 선수단은 예정보다 20여분 늦은 낮 12시20분쯤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에 도착했다.
45명의 대원여고 고적대의 주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을 선두로 대형 버스에서 내린 북한 선수단 일행은 미녀모델과 연예인들의 꽃다발 세례를 받고 다소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호텔에는 코미디언 이주일 씨를 비롯한 가수 탤런트 모델 등 연예인 80여명이 상오 11시부터 꽃다발을 들고 북한 선수들을 기다렸다.
가수 김태화 정훈희 부부와 진미령,국악인 이호연 씨 등은 『북한 선수단이 온다는 소식에 잠까지 설치고 나왔다. 웬지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피력.
○공정경기 특별주문
○…박종환 한국 남자팀 감독은 『안방에서 손님을 맞는 주인 입장에서 모든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말하면서 『지난 11일 평양 5ㆍ1경기장에서 열렸던 1차대회와 같은 어이없는 판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
박 감독은 이번 서울대회 주심을 맡은 길기철 씨와 미리 만나 승부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해줄 것을 특별히 주문했다고.
박 감독은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팀이 실력이나 매너에서 모두 우위에 있다는 사실만 보여주겠다고 2차대회에 임하는 소감을 피력.
○…북한 선수단은 숙소인 쉐라톤워커힐 전체 6백37개의 객실중 64개를 사용. 김유순 단장은 17층 1백20평짜리 다이아몬드 룸에 묵는데 하루 숙박료가 85만원에 이르는 초호화 룸.
임원들은 16층 17개 객실에 나뉘어 묵게 되며 선수들은 15층 40개 객실에 분산투숙했다.
○“잠실 스타디움 훌륭”
▷경기장 답사◁
○…북한 남녀 선수단 54명은 이날 하오 4시13분에 23일 경기가 펼쳐질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 도착.
남자는 메인스타디움에서,여자는 보조구장에서 각각 40여분 동안 몸을 풀었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장내에는 「아리랑」 「고향의 봄」 등의 음악이 울려 퍼졌으며 동쪽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서울올림픽 개ㆍ폐회식과 각종 경기 장면 등으로 편집된 「서울올림픽 하이라이트」가 아름답게 수를 놓았다.
명동찬 남자팀 감독은 『잠실올림픽경기장이 북한의 5ㆍ1경기장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잔디상태가 아주 좋고 경기장이 아담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마중나와 주경기장 2층에서부터 그라운드를 밟을 때까지 북측 선수들과 한 사람씩 짝을 지어 계단을 내려왔다.
○…이에 앞서 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ㆍ김형진 부위원장 등 임원 일행은 선수단 도착에 앞서 3시25분쯤 경기장에 도착해 이병규 관리소장의 안내로 경기장ㆍ선수실 등을 둘러본 뒤 외빈실에서 30여분 동안 휴식하며 환담.
김유순 위원장은 색깔로 구분한 잠실경기장이 대단히 아름답다며 『남북이 하루빨리 통일이 돼 평양의 5ㆍ1경기장과 서울의 잠실 주경기장보다 더 큰 50만 수용의 경기장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평양경기 때 부친을 상봉한 이회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나와 북한 선수 및 임원들을 반겼다.
▷만찬◁
○…김우중 대한축구협회장 주최로 이날 밤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환영만찬회에는 정동성 체육부 장관ㆍ김유순 북한 국가체육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고위인사와 남북 남녀선수,그리고 초청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2시간10분 동안 진행됐다.
김우중 회장은 이날 『이번 통일축구 서울경기로 민족통일의 기반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하는 것으로 환영 인사말을 대신했고 김유순 위원장은 『남북통일축구경기가 통일운동사에 아로 새겨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역시 건배를 유도.
주빈석에는 정동성 장관ㆍ김유순 위원장ㆍ김우중 회장ㆍ김형진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축구원로 김화집옹 등 10명이 앉았으며 나머지 27개 테이블에도 남북 선수ㆍ초청인사들이 8∼10명씩 섞여 앉아 평양경기와 서울의 첫인상 등을 화제로 삼아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 저녁식사 메뉴로는 거위간ㆍ모듬생선회와 안심스테이크 등 8가지 코스인 양식으로 준비됐는데 북측 참석자들 대부분은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호텔측은 지난번 총리회담 때 북측 인사들이 즐기던 곡주인 「문배주」를 포도주와 함께 내놓았다.
식사를 마친 북한 선수 및 임원들은 만찬장 출입구 맞은편 무대에서 펼쳐진 테너 엄정행ㆍ소프라노 백남옥 씨의 가곡공연을 관람했는데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남북 선수 섞여 앉아
공연 마지막에 「고향의 봄」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합창되자 참석자 모두가 일어서 따라 부르기도.
김우중 회장은 북한 김유순 위원장에게 TV와 비디오 세트를 선물했으며 김 위원장은 미리 준비해온 인삼불로주와 대평곡주를 김 회장에게 전달했다.
○…북한 기자들중 비교적 나이가 많은 편인 리충국 중앙통신논설위원은 만찬이 끝난 뒤 『양식으로 차린 음식이 별로 입에 맞지 않았다』고 말하고 『호텔측에서는 정성을 다한 것 같으나 한식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오 9시30분쯤 만찬장인 힐튼호텔을 출발한 북한 선수단은 10시10분 숙소인 워키힐호텔에 도착,때마침 본관 지하1층 가야금홀에서 쇼를 관람하고 나오던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북한 선수들은 시민들이 『반갑습니다』라며 박수로 맞이하자 여유있는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반갑습니다』라고 답례.
북한 선수들은 이어 각자의 방으로 올라가 서울에서의 첫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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