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회” 1시간50분 토론/“질서확립” 갖가지 처방 쏟아져/“법은 어디로 갔는지…” 따끔한 질타/“모든 범죄는 모두가 공범” 인식을/“「물태우」란 소리도 있다”… 법치촉구
○각계서 2백20명 참석
○…9일 상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질서 새생활 실천을 위한 국민과의 대화」는 정부 각료,언론계,학계,경제단체,소비자단체를 비롯한 각 단체장과 모범선행자 등 2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태우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보는 형식으로 약 1시간50분여에 걸쳐 진행.
이날 모임은 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새질서 실천의 수범사례를 9명이 발표했고 노 대통령의 마무리 연설로 종료.
특히 수범사례발표는 노 대통령의 자연스런 사회로 차분하게 진행됐으나 일부 발표자들은 따끔한 어조로 『경찰이 있는 것인지 법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태우란 소리도 있다』며 정부의 단호한 법질서 확립을 촉구.
노 대통령은 사례발표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이들을 격려하면서 일일이 촌평하는 등 시종 성의있는 자세를 견지.
○…첫 수범사례를발표한 박금순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장은 최근 사치ㆍ과소비풍조의 만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지적하면서 『기업들도 소비를 조장하는 불건전한 자세를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고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도 『기름 한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자동차는 중형ㆍ대형을 선호하고 마셔라 부어라 하는 생활태도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모두의 자성을 촉구.
○“악질범엔 특별교육을”
특히 김 회장은 『가정쓰레기의 25%에 해당하는 음식찌꺼기를 버리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사료나 비료로 쓰면 에너지절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쓰레기 분리수거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각 부처가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주면 민과 관의 두터운 불신의 벽이 제거될 것이라고 조언.
홍월표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 사무국장은 『장난감을 사러온 어린이가 1백만원짜리 수표를 손에 들고 오고 국민학교 어린이에게 해외여행을 시키는가 하면 모심는 논두렁에서도 다방에 커피배달을 시킨다고 한다』며 우리 사회의 과소비현상을 비판하며 『수억원짜리외제장롱 등 과소비조장 수입상품에 대해서는 각종 세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자율방범대를 구성,약 2백30명이 가스총과 무전기를 지니고 오토바이를 타고 방범활동을 펴고 있다는 오태진 대전 새마을 자율방범대장은 『공중전화를 오래 건다고 살인을 하고 학생이 스승을 각목으로 패는 섬뜩한 사회가 되었다』고 최근의 사회풍토를 개탄.
오씨는 『경찰이 없는 것인지 법이 없는 것인지 강력한 조치를 바란다』 『삼청교육대에 대해 말이 많지만 인신매매범,가정파괴범,조직폭력배 등 악질범에 대해서는 특별교육을 시켜야할 것』 『제발 국민을 안심하고 살게해줘야지 이러다간 나라가 망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노 대통령은 『경찰관 1명이 주민 3천명을 상대해야 하는데 옛말에도 경찰 10명이 도둑 한명을 못 당한다는 얘기가 있지 않느냐』며 국민들도 자율방범운동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
노 대통령은 이어 부상을 당하면서도 이웃집의 강도를 격투 끝에 붙잡은 용감한 시민 박성민 씨와 나성준 씨를 특별히 소개하면서 『이런 분들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인정과 믿음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거듭 이들에 대한 격려박수를 선도.
계속 발표에 나선 공태복 울산시 모범기사회장은 『돈받은 교통경찰관은 파면됐는데 돈을 준 운전자가 처벌받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면서 『교통질서 위반자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
○「내탓이오 정신」 가져야
이어 6번째 발표자인 안병호 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부총재는 『법이 무르다,심지어 「물태우」란 얘기도 있다』고 정부의 공권력이 허약함을 지적한 뒤 『그러나 기성세대들이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데 이런 근본문제는 해결 않고 대통령이 무르다,법이 무르다,정치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일반 국민들의 각성을 강도 높게 촉구.
안 부총재는 『청소년문제도 기성세대의 잘못에서 나온 것이므로 우리 자신부터 거짓말 말고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자 노 대통령도 『청소년문제는 가정에서부터 사회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따뜻한 사랑을 가질 때 해결될 것』이라고 피력.
마지막 발표에 나섰던 박정훈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최근 천주교측에서 벌이고 있는 「내 탓이오 운동」을 설명하면서 『입으로만 하는 내탓이오 운동은 아무 소용이 없으며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마음에서 우러나 내 탓이오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모든 범죄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란 생각을 할때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노 대통령은 9명의 수범사례 발표가 끝난 뒤 『이처럼 많은 분들이 보다 살기 좋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데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인사하며 청중 가운데서의 발언을 유도.
이에 경남 창원의 대우중공업에 근무한다는 김규환 씨는 『근로자들도 편한 것,노는 것만 좋아하지 말고 내가 만든 제품이 우리나라의 얼굴이란 사명감아래 생산성ㆍ품질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피력.
○“전환기 상황 매듭짓자”
○…노 대통령은 마무리 연설을 통해 이날 모임의 의의에 대해 『우리 사회가 겪어온 전환기적 상황을 이제는 분명히 매듭짓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가꾸어가는 데 국민의 의지와 역량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지난 3년간 국민 모두가 인내로 치른 희생이 진정한 민주사회와 더 큰 번영으로 결실 맺도록 하자』고 강조.
노 대통령은 『최근 우리 사회는 다소의 여유가 생겼다하여 힘든 일을 꺼리고 국민소득 5천달러의 나라가 마치 2만달러의 부유한 나라가 된 것처럼 일하기보다는 즐기려 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우려.
노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이루려는 나라는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도덕의 가치가 생활과 사회 속에서 실현되는 나라』라면서 참된 가치체계와 도덕성을 구현하는 데 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이 적극 참여해주도록 거듭 호소.<이목희 기자>
○각계서 2백20명 참석
○…9일 상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질서 새생활 실천을 위한 국민과의 대화」는 정부 각료,언론계,학계,경제단체,소비자단체를 비롯한 각 단체장과 모범선행자 등 2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태우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보는 형식으로 약 1시간50분여에 걸쳐 진행.
이날 모임은 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새질서 실천의 수범사례를 9명이 발표했고 노 대통령의 마무리 연설로 종료.
특히 수범사례발표는 노 대통령의 자연스런 사회로 차분하게 진행됐으나 일부 발표자들은 따끔한 어조로 『경찰이 있는 것인지 법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태우란 소리도 있다』며 정부의 단호한 법질서 확립을 촉구.
노 대통령은 사례발표가 끝날 때마다 박수로 이들을 격려하면서 일일이 촌평하는 등 시종 성의있는 자세를 견지.
○…첫 수범사례를발표한 박금순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장은 최근 사치ㆍ과소비풍조의 만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지적하면서 『기업들도 소비를 조장하는 불건전한 자세를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고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도 『기름 한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자동차는 중형ㆍ대형을 선호하고 마셔라 부어라 하는 생활태도를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모두의 자성을 촉구.
○“악질범엔 특별교육을”
특히 김 회장은 『가정쓰레기의 25%에 해당하는 음식찌꺼기를 버리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사료나 비료로 쓰면 에너지절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쓰레기 분리수거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각 부처가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주면 민과 관의 두터운 불신의 벽이 제거될 것이라고 조언.
홍월표 새마을부녀회 중앙연합회 사무국장은 『장난감을 사러온 어린이가 1백만원짜리 수표를 손에 들고 오고 국민학교 어린이에게 해외여행을 시키는가 하면 모심는 논두렁에서도 다방에 커피배달을 시킨다고 한다』며 우리 사회의 과소비현상을 비판하며 『수억원짜리외제장롱 등 과소비조장 수입상품에 대해서는 각종 세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자율방범대를 구성,약 2백30명이 가스총과 무전기를 지니고 오토바이를 타고 방범활동을 펴고 있다는 오태진 대전 새마을 자율방범대장은 『공중전화를 오래 건다고 살인을 하고 학생이 스승을 각목으로 패는 섬뜩한 사회가 되었다』고 최근의 사회풍토를 개탄.
오씨는 『경찰이 없는 것인지 법이 없는 것인지 강력한 조치를 바란다』 『삼청교육대에 대해 말이 많지만 인신매매범,가정파괴범,조직폭력배 등 악질범에 대해서는 특별교육을 시켜야할 것』 『제발 국민을 안심하고 살게해줘야지 이러다간 나라가 망한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노 대통령은 『경찰관 1명이 주민 3천명을 상대해야 하는데 옛말에도 경찰 10명이 도둑 한명을 못 당한다는 얘기가 있지 않느냐』며 국민들도 자율방범운동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
노 대통령은 이어 부상을 당하면서도 이웃집의 강도를 격투 끝에 붙잡은 용감한 시민 박성민 씨와 나성준 씨를 특별히 소개하면서 『이런 분들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인정과 믿음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거듭 이들에 대한 격려박수를 선도.
계속 발표에 나선 공태복 울산시 모범기사회장은 『돈받은 교통경찰관은 파면됐는데 돈을 준 운전자가 처벌받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면서 『교통질서 위반자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
○「내탓이오 정신」 가져야
이어 6번째 발표자인 안병호 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부총재는 『법이 무르다,심지어 「물태우」란 얘기도 있다』고 정부의 공권력이 허약함을 지적한 뒤 『그러나 기성세대들이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데 이런 근본문제는 해결 않고 대통령이 무르다,법이 무르다,정치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일반 국민들의 각성을 강도 높게 촉구.
안 부총재는 『청소년문제도 기성세대의 잘못에서 나온 것이므로 우리 자신부터 거짓말 말고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자 노 대통령도 『청소년문제는 가정에서부터 사회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따뜻한 사랑을 가질 때 해결될 것』이라고 피력.
마지막 발표에 나섰던 박정훈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최근 천주교측에서 벌이고 있는 「내 탓이오 운동」을 설명하면서 『입으로만 하는 내탓이오 운동은 아무 소용이 없으며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학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마음에서 우러나 내 탓이오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모든 범죄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란 생각을 할때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노 대통령은 9명의 수범사례 발표가 끝난 뒤 『이처럼 많은 분들이 보다 살기 좋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데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인사하며 청중 가운데서의 발언을 유도.
이에 경남 창원의 대우중공업에 근무한다는 김규환 씨는 『근로자들도 편한 것,노는 것만 좋아하지 말고 내가 만든 제품이 우리나라의 얼굴이란 사명감아래 생산성ㆍ품질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피력.
○“전환기 상황 매듭짓자”
○…노 대통령은 마무리 연설을 통해 이날 모임의 의의에 대해 『우리 사회가 겪어온 전환기적 상황을 이제는 분명히 매듭짓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가꾸어가는 데 국민의 의지와 역량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지난 3년간 국민 모두가 인내로 치른 희생이 진정한 민주사회와 더 큰 번영으로 결실 맺도록 하자』고 강조.
노 대통령은 『최근 우리 사회는 다소의 여유가 생겼다하여 힘든 일을 꺼리고 국민소득 5천달러의 나라가 마치 2만달러의 부유한 나라가 된 것처럼 일하기보다는 즐기려 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우려.
노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이루려는 나라는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도덕의 가치가 생활과 사회 속에서 실현되는 나라』라면서 참된 가치체계와 도덕성을 구현하는 데 국민과 사회 각계각층이 적극 참여해주도록 거듭 호소.<이목희 기자>
1990-10-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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