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대첩비」 만주벌에 세운다

「청산리대첩비」 만주벌에 세운다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0-08-15 00:00
수정 199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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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45주년 맞아 독립운동단체서 모금운동/항일 최대승전보가 나무팻말에 초라히/김좌진장군 기념관건립도 추진/현지교포들도 적극 호응… 연내 유적답사반 파견

광복 45주년을 맞아 항일무장독립군의 최대 승전장인 만주의 청산리에 대첩기념비를 세우려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항일독립운동사에 길이 빛날 청산리대첩을 총지휘했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북로군정서 총사령관 백치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가 5천만원의 기념비 건립기금의 모금운동에 나섰고 광복회 한국독립유공자협회 등 독립운동관련 단체들도 이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것이다.

청산리대첩은 지난20년 9월 만주의 화용현 삼도구 청산리 백운평과 천수평 마록구 등 3개 지역에서 김장군이 이끄는 북로군정서의 독립군 2천5백여명이 일본군 5만명을 험악한 산악지대 등으로 유인,3천3백명을 사살한 독립운동사상 최대의 전과를 올린 전투였다.

지금은 백운평으로 가는 길목에 지난86년 9월 화룡현당국이 세운 「청산리항일전적지」란 나무팻말 하나가 무성한 잡초틈에 초라하게 서있을 뿐이다.

지난해 이곳을 찾았던 국사편찬위원회의 박영석위원장은 이 황량한 땅에서 역사의 뒤쪽으로 밀려가고 있는 우리의 독립투혼이 안타까워 어쩔줄 몰라했다.

게다가 청산리싸움을 간략히 적은 이 나무팻말의 뒤쪽기록에는 김장군의 이름은 어디갔는지 찾아볼 길 없는 「홍범도장군의 영도아래」 청산리전투가 이뤄진 것처럼 돼 있어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물론 홍장군은 청산리대첩에 버금가는 봉오동전투에서 일본군 1백20명을 사살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남긴 독립군지휘관이 었지만 청산리전투를 직접 지휘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홍장군도 청산리전투에 참가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전투부대인 제2제대의 지휘관인 이범석장군이나 4개 진을 이끌었던 이민화 한은량 김훈 이어성장군 등의 역할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홍장군이 사회주의 경향을 띠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는 그동안 김좌진장군보다 더 호감을 산게 아닌가 하는 것이 오늘의 추측이다.

이 간판이 서있는 곳 또한 실제 싸움이 있었던 곳에서 2㎞나떨어진 엉뚱한 곳이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뜻있는 이들은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는데 뜻을 모았다.

마침 김장군의 탄신 1백주년인 지난해 12월 「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가 발족돼 기념비건립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기념사업회는 늦어도 올해안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적답사반을 현지에 보내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현지에 새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회의 부회장인 여초 김용현씨(66)는 오는 9월27일부터 6일동안 연변의 연길도 서관에서 서예전시회를 갖는 것을 계기로 이 기간동안 그곳의 당국자를 만나 김장군의 기념사업을 승인해 주도록 요청할 복안이다.

기념사업회는 이와함께 현지에 대지 2천평,건평 5백평규모의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한국독립유공자협회는 독립운동사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청산리대첩 기념비의 건립을 위해 가능한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호응해 왔다.

이 협회 박영준회장(76)은 『시대가 흐르면서 중국의 지명이 많이 바뀌고 사적자료들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현지실정을 가장 잘 아는 70세이상의 노인들이 살아 있을때 반드시 역사가 바로 잡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공자협회는 오는 9월17일의 「광복군 창군50주년 기념행사」와 10월24일의 재만한국주요독립대접기념행사」를 통해 이같은 운동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에앞서 지난5월 고국을 찾았던 연변의 교포작가인 유연산씨(32ㆍ중국 길림성 연길시 거주)는 『친분이 두터운 중국 고위당국자를 통해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힘써 보겠다』고 광복회측에 약속했다.

김장군의 손녀인 탤런트 김을동씨(45)는 『할아버지는 업적에 비해 역사의 현장에서 너무 홀대를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기념비가 하루빨리 완성돼 민족혼을 깨우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대출기자>
1990-08-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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