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북한 관계 개선 조건(사설)

일본의 대북한 관계 개선 조건(사설)

입력 1990-07-15 00:00
수정 199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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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소 정상회담의 성사등 한국의 대중ㆍ소 북방외교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미ㆍ북한관계가 북한의 6ㆍ25 실종미군유해 5구 송환등으로 진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의 대북한관계는 7년전 북한군 하사 민홍구씨의 일본망명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일본 화물선 후지산마루(부사산환)의 선원 2명을 북한이 억류한 이후 냉각되어 왔다. 그것이 북한의 KAL기 폭파등으로 더욱 동결되었다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완화의 기미를 보여왔으나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그러던 것이 금년들면서,특히 지난 6월 초순의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총리와 외무장관이 의회발언등을 통해 『북한을 비합법정부로 생각한 일은 없으며 북한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전제조건없이 만날 용의가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일본의 과오에 대해 북한에도 사죄할 용의가 있다』는 등의 집중적인 대북화해및 관계개선촉구 제스처를보였다. 그리고 12일엔 가이후(해부)총리가 오는 19일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일본 사회당 대표단에게 대북한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일본정부의 공식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도록 요청했다.

일본의 대북한 관계창구는 사회당이 주로 맡아왔다. 그러나 금년들면서부터는 정부ㆍ자민당이 직접 나서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지난 5월엔 정부와 자민당,그리고 사회당으로 구성되는 대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초당적 「3자협의회」가 구성됐다. 이번 사회당 대표단의 북한방문은 그런 의미에서 일본정부 공식사절의 북한 방문에 비교될 만하다. 이들은 김일성ㆍ허담 등과 만난다.

일본은 이번 대표단의 북한방문이후 답례형식으로 북한 로동당 정치국원급 고위사절의 방일을 실현시킨 뒤 다나베(전변) 사회당부위원장을 다시 방북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10월이전에 일본 자민당의 원로실력자인 가네마루(김환) 전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자민당 대표단을 파견해 북한 경제지원을 위한 원조계획등을 제안,가능하면 조기수교로까지 끌고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 노력을 보면서 우리는 그것이 북한의 고립을 완화하고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유도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통일에 기여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일본의 노력이 얼마간 조급하고 저돌적이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임을 자처하고 아시아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려 하고 있는 일본이 한반도문제에서 미ㆍ중ㆍ소에 주도권을 뺏기고 배제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초조감에 쫓기고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유감스러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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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우리는 일본의 무조건적인 대북한 관계개선의 자세에 대해서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우방의 대북한 관계개선이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의 포기를 전제로 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을 유도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것을 무시한 맹목적인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기회있을 때마다 분명히해왔음을 일본이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1990-07-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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