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퇴치에 우리 모두가/국민대행진 캠페인에(사설)

마약퇴치에 우리 모두가/국민대행진 캠페인에(사설)

입력 1990-06-24 00:00
수정 199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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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마약문제로 중병을 앓고 있다.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죽음의 백색가루로 불리는 이 마약은 그래서 지금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와 더불어 인류공동의 적이 되고 있다. 유엔이 26일을 「세계마약퇴치의 날」로 정하고 전세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도 그만큼 이 마약이 숱한 인명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떠한가. 어느 나라에 못지 않게 중증을 앓고 있다. 한때는 폭력배들이나 연예인,유흥업소종사자와 같은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급속히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어민,가정주부,회사원,학생들에게까지 마약류가 침투했고 만화가게에서조차 쉽게 구할 수 있게된 현실이다. 이 가운데 20∼30대가 60%나 되고 심지어 10대청소년들도 상당수되는 것으로 관계당국은 밝히고 있다. 각종 범죄에도 마약이 원인이 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대로이다.

정부를 비롯한 각 관련단체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약류 단속과 함께 마약퇴치범국민운동을 벌이고 세미나와 같은 모임을 갖고 있는것도 마약의 심각성을 일반에 알리고 피해를 줄여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서울신문사는 24일 「마약류퇴치를 위한 범국민대행진」 캠페인을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갖는다. 각계인사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이 모임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다시한번 마약퇴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최근들어 계층의 구분없이 마약사범이 확산·급증하는 추세를 보임으로써 중독현상이 만연되고 있고 이로인한 범죄의 양상이 심각해져가고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관계당국이 밝힌 마약사범통계가 이것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마약류사범으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1천9백94명으로 지난 84년의 4백17명에 비하면 4배나 증가했다. 80년대이후부터 마약류사범은 연평균 20%이상 증가하고 있고 살인·강도·성폭행 등 강력범의 20%가 약물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더욱이 문제는 상습복용자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일반 가정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검찰발표는 전국적으로 13만명이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나 실제로는 1백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례행사와 같은 일과성 단속이나 캠페인만으로는 실효를 거둘 수가 없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약과의 전면전이 요구되는 것이다.

단속은 보다 강력히,계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마약은 우리 사회에서 절대로 발을 붙일 수가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함께 마약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계층을 상대로 한 계몽캠페인과 함께 학교교육을 통한 계몽도 강화되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단기간적인 방법보다는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의 되풀이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중독자들에 대한 근본치료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마약확산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향락만을 추구하려는 사회풍토에도 한 윈인이 있다. 사회의 도덕규범이 이래서 지켜져야 하고 여기에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 「마약없는 밝은 사회」-이런 캠페인이 마약퇴치의 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1990-06-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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