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외교정책 전환의 신호탄/평양과 마찰 불원…「화해의 장에 동참」겨냥
소련의 노보스티 통신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의 의미를 분석하고 소련과 북한간의 미묘한 입장을 설명한 장문의 기사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랑데부… 한반도의 딜레마는 끝났는가」라는 제목의 이 분석기사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사학박사보 A 보가투로프=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미국방문 일정 마지막날에 한국의 노태우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심층 분석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분명한 결론은 소련 당국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평양측을 무마하려 하기보다는 남북한 문제에 대해 적합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대로 행동키로 결정한 것 같다는 점이다.
외형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이같은 두가지 접근방법은 고르바초프가 85년에 당서기장으로 취임한 이래 당면하고 있는 고통스런 딜레마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반도정책 노선은 교묘하리만큼 유연성을 띠어가고 있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랑데부는 소련 외교정책의 주요한 돌파구를 신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돌파구가 양대통령간 샌프란시스코 회동의 진수인 것 같다. 소련의 대외관계에 있어서 국가와 당의 우선순위는 나뉘어진다.
이같은 당과 국가의 분리를 공약한 고르바초프가 한국의 노대통령과 만난 것은 우발적인 사건은 아니다. 이같은 새로운 외교정책 때문에 이념적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공산당의 전통적인 노선에서 벗어난 세계는 이제 마침내 현실화 했다.
한소 정상회담은 회담결과에 있어 미소 정상회담과 비견될 수 없는 것이나 이같은 관점에서는 미소 정상회담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다.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측의 논평은 세세하고 낙관적인 반면 소련관리들은 자제하고 있다. 상황은 대단히 미묘하다. 평양측이 보인 반응은 과거만큼 통렬하지는 않으나 분명한 것이었다.
아무도 평양과의 마찰을 원치 않는다. 해야 할 과업은 북한으로부터 타당치도 않은 장광설을 듣는 불쾌감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남쪽에 보다 인내적인 자세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 지역의 유익한 과정에 평양을 동참시키는 일이다.
북한의 김일성은 미국과 미군유해 인도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정치적 조치를 취했다. 이 협상의 결과는 주로 상징적인 것으로 단지 시작일 뿐이다.
북한과 미국의 접촉이 광범위해지면 동서독이 통일문제에 접근하기에 앞서 정상적인 상호접촉의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세계무역에 있어 남북한 통합이 심화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소관계가 이같은 통합의 시점을 표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소 양국은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고 영사처를 개설하는 한편 관광과 인적교류를 촉진하는 계획도 갖고 있고 조만간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시기가 가까와 질수록 한국주재 소련대사의 서울 도착을 기점으로 오히려 한소관계가 퇴보할지 여부의 의문이 더 자주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양국관계발전을 위한 말은 많이 오고 갔으나 막상 관계발전을 위해 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소련에 대한 한국의 진출규모는 이렇다 할만큼 드러날 정도가 아니다.
물론 소련의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 있고 또 합작투자와 관련된 법들이 미비하다는 등 어려움들이 실재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경제계 일각에서는 한국기업인들이 소련과의 경제협력을 할 용의를 밝히는 과정에서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경우이든 한소 양국은 아직 양국간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경제협력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호혜적인 것이어야 하며 양국관계가 다양해 질수록 이 노력은 더 힘들어 질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딜레마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모스크바노보스터 연합〉
소련의 노보스티 통신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의 의미를 분석하고 소련과 북한간의 미묘한 입장을 설명한 장문의 기사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랑데부… 한반도의 딜레마는 끝났는가」라는 제목의 이 분석기사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사학박사보 A 보가투로프=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미국방문 일정 마지막날에 한국의 노태우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심층 분석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분명한 결론은 소련 당국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평양측을 무마하려 하기보다는 남북한 문제에 대해 적합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대로 행동키로 결정한 것 같다는 점이다.
외형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이같은 두가지 접근방법은 고르바초프가 85년에 당서기장으로 취임한 이래 당면하고 있는 고통스런 딜레마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반도정책 노선은 교묘하리만큼 유연성을 띠어가고 있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랑데부는 소련 외교정책의 주요한 돌파구를 신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돌파구가 양대통령간 샌프란시스코 회동의 진수인 것 같다. 소련의 대외관계에 있어서 국가와 당의 우선순위는 나뉘어진다.
이같은 당과 국가의 분리를 공약한 고르바초프가 한국의 노대통령과 만난 것은 우발적인 사건은 아니다. 이같은 새로운 외교정책 때문에 이념적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공산당의 전통적인 노선에서 벗어난 세계는 이제 마침내 현실화 했다.
한소 정상회담은 회담결과에 있어 미소 정상회담과 비견될 수 없는 것이나 이같은 관점에서는 미소 정상회담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다.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측의 논평은 세세하고 낙관적인 반면 소련관리들은 자제하고 있다. 상황은 대단히 미묘하다. 평양측이 보인 반응은 과거만큼 통렬하지는 않으나 분명한 것이었다.
아무도 평양과의 마찰을 원치 않는다. 해야 할 과업은 북한으로부터 타당치도 않은 장광설을 듣는 불쾌감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남쪽에 보다 인내적인 자세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 지역의 유익한 과정에 평양을 동참시키는 일이다.
북한의 김일성은 미국과 미군유해 인도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는 중요한 정치적 조치를 취했다. 이 협상의 결과는 주로 상징적인 것으로 단지 시작일 뿐이다.
북한과 미국의 접촉이 광범위해지면 동서독이 통일문제에 접근하기에 앞서 정상적인 상호접촉의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세계무역에 있어 남북한 통합이 심화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소관계가 이같은 통합의 시점을 표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소 양국은 경제협력을 발전시키고 영사처를 개설하는 한편 관광과 인적교류를 촉진하는 계획도 갖고 있고 조만간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수립되는 시기가 가까와 질수록 한국주재 소련대사의 서울 도착을 기점으로 오히려 한소관계가 퇴보할지 여부의 의문이 더 자주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양국관계발전을 위한 말은 많이 오고 갔으나 막상 관계발전을 위해 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소련에 대한 한국의 진출규모는 이렇다 할만큼 드러날 정도가 아니다.
물론 소련의 경제가 어려운 상태에 있고 또 합작투자와 관련된 법들이 미비하다는 등 어려움들이 실재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경제계 일각에서는 한국기업인들이 소련과의 경제협력을 할 용의를 밝히는 과정에서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경우이든 한소 양국은 아직 양국간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경제협력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호혜적인 것이어야 하며 양국관계가 다양해 질수록 이 노력은 더 힘들어 질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딜레마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모스크바노보스터 연합〉
1990-06-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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