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숙정,투기ㆍ호화생활 내사 여파/호텔ㆍ골프장 “발걸음 주춤”

공직자숙정,투기ㆍ호화생활 내사 여파/호텔ㆍ골프장 “발걸음 주춤”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0-05-13 00:00
수정 1990-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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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잇단 취소… 업소마다 울상/조촐한 전문음식점은 때아닌 호황

공직자에 대한 사정활동이 강화된 이후 고급호텔과 고급술집ㆍ음식점등 사치성 유흥업소와 골프장 등을 찾는 공직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광화문ㆍ과천등 관공서주변이나 강남 유흥가일대에서는 호화스러운 고급술집이나 음식점 대신 규모가 작은 한식집 또는 전문음식점 등에서 간단한 식사만하고 헤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30여개의 크고 작은 방이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M룸살롱의 경우 손님의 50%가량이 공무원ㆍ사회지도층 인사들이었으나 최근에는 하루에 한 건 정도 이같은 손님이 찾을 뿐 발길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성북구 성북동 초대형 D음식점에서는 평소 대형룸6개를 포함,30여개의 방에 저녁시간이면 80%정도 손님이 들었으나 최근들어 10%가량 줄어 들었다.

종로구 익선동 O관광요정의 경우 공직자접대 20%,외국관광객 80%정도의 비율로 손님이 들었으나 최근에는 전적으로 외국관광객들에게만 의존하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 D중국음식점 영업부장이신일씨(45)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치인이나 고급공무원들이 하루 3∼4팀 정도 이곳을 찾았으나 이달들어서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최근 정부의 과소비 사치풍조 추방운동 때문에 공직자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호화업소출입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에서는 지난달 모두 10건의 공직자들이 참석하는 대형 연회가 있었으나 이달들어서는 단 한건도 열리지 않았고 예약도 없는 실정이다.

힐튼호텔 연회장도 이달중순 현재 50여건의 크고 작은 연회예약이 들어와 있으나 공직자들이 예약했던 것은 거의 취소됐다.

이 호텔직원 최모씨(27ㆍ여)는 『일부 공직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예약한 파티계획을 취소하고 있으며 가족모임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순 문을 연 성북구 종암동 M호텔은 다소 가격이 싼 장점을 내세워 각종 접대모임이나 연회등을 잔뜩 기대했었으나 공직자들이나 지도층들이 전혀 찾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N컨트리 구락부의 경우 휴일 평균 고객80∼90팀 가운데 10여팀 정도는 공무원들이 끼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의 영업대리 유호동씨(34)는 『공무원들이 출입을 자제하다 보니 자연히 이들을 접대하기 위한 손님들도 줄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일반골프객들의 예약이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군 원당읍 H컨트리클럽의 경우 휴일이면 평균 5백20∼5백30명정도 내장객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3백9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공직자및 관련인사들의 호화업소출입이 줄면서 한식ㆍ일식ㆍ양식등 조용하고 아담한 전문음식점들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호황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B레스토랑지배인 김모씨(41)는 『최근 호화스러운 곳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업소들이 오히려 영업이 잘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게 이달초부터 내부수리를 한뒤 아담하고 실속있게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박대출기자>
1990-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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