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0-05-02 00:00
수정 199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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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ㆍ4후퇴때 월남해 온 인사가 이런 말을 한다. 『내려와서 가관이다 싶은게 하나 있더군. 북에서 망나니 파렴치범이 남에 와서 반공투사로 저명인사가 돼 있더란 말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 「반공투사」더러 말하라 한다면 반공운동 하다보니 망나니 파렴치 행위도 더러 있었던 것 아니냐 할 수 있겠고. 그건 일제와 광복된 조국 사이에도 해당되는 것이 세상사다. 일제 때 그 앞잡이 노릇 하던 사람들이 광복된 조국에서도 현달하여 떵떵거린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 아닌가. 독립유공자도 그렇다. 꼭 끼여야 할 사람이 빠진 대신 끼이지 않아도 될 사람이 혹 끼였을지도 모르는 일. ◆얼마전 프랑스 낭트시에서 발견된 독립운동 사료는 그 점에서 뜻이 깊다. 빠진 곳을 보충하는 한편 새로운 사실도 알려 줄 것이기 때문. 더구나 그것은 내국인의 기술이나 일본 관헌의 보고서 혹은 그밖의 문서가 아닌 객관적 자료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임정 요원들이 소련으로부터 독립운동 자금을 받아 썼다,감리교의 웰치목사는 친일파였다... 등등의 사실이 중간검토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술이건 그것에 「전폭적」 신뢰를 보낼 일만은 아니다. 가령 홍범화장군의 사망지가 소련이냐 중국이냐 하는 논쟁이 왜 일어나는가.

전봉준장군의 태생지가 전주냐 태인이냐 정읍이냐 고창이냐 하는 논의가 왜 일어나는가. 기술이나 고증에 주관ㆍ오류가 개재하기 때문이다. 또 똑같은 하나의 사상도 그를 대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시각의 차이에서 달라질 수 있는 법. 이 문서에는 여운형이 『한국인 사이에 인기 없는 인물』로 돼 있다는데 그 표현에 과연 주관은 개재 안됐던 것일까. ◆어쨌든 낭트문서의 전모는 기다려진다.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바른 고증과 취사선택. 「웰치목사 친일파」 같은 충격적 내용이 또 있을지 모르는데 그런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1990-05-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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