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분위기 일신”… 책임국정 강조/청와대지침과 새내각의 정국향방

“사회분위기 일신”… 책임국정 강조/청와대지침과 새내각의 정국향방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0-03-21 00:00
수정 1990-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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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등 4대과제 해결 독려/법질서ㆍ산업평화 확립에 입체적 대응 예상/북방정책의 가속화로 통일여건 조성 박차

노태우대통령은 「3ㆍ17」 개각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4가지의 당면과제를 제시하고 이의 실천을 독려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4가지의 당면과제로 ▲민생치안과 사회기강확립 ▲경제난국의 극복 ▲국민화합의 실현 ▲통일의 여건조성을 적시했다.

6공화국 출범 2년을 지나 3년째를 맞는 이 시점을 자신의 임기중반기라고 지적한 노대통령은 우선 새 내각이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정치체제,외적 여건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각료들에게 책임과 함께 권한이 확실히 부여되어 있음을 주지시켰다.

5공청산에 이은 3당통합의 정계개편으로 「과거」의 멍에,「여소야대」의 족쇄를 풀어 행정부가 소신껏 국정을 수행해나갈 수 있는 정치체제의 토대를 마련했고 6공들어 제3기 내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내각개편으로 거국체제에 준하는 강력한 내각을 구축한 이상 각부장관이 정책을 집행하는데 전혀 외적 제약요인이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노대통령의 현재 상황인식은 다시말해 6공 출범직후의 오랫동안 쌓여온 욕구분출로 인한 법과 질서의 문란,좌익폭력 세력의 노출과 이들의 도전,여소야대에 따른 정국불안과 과거청산문제로 인한 국력소모등 이른바 「한 시대의 전환기적 현상」이 모두 매듭지어졌으므로 지금부터는 행정부가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국가발전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아래 국정의 첫 과제로 민생치안과 사회기강의 확립을 들고 있다.

노대통령은 신임 내무ㆍ법무장관에게 검찰과 경찰력을 총동원함은 물론 정부의 가능한 모든 역량을 가동하여 단기간안에 민생치안이 자리를 잡도록 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더욱이 민생치안을 단순히 공권력에 의한 대증적 요법수준에 그치지 말고 관계부처가 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 입체적으로 대응토록 하고 있다.

앞으로 노대통령의 법과 질서의 확립의지는 노사ㆍ학원ㆍ사회 모든 분야에서 강력히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화염병 시위등에 대해서는 과거 어느때보다 단호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치안확보와 관련한 신상필벌이 엄정하게 이뤄질 것 같다.

두번째 과제는 경제난국의 극복으로 노대통령은 이승윤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기필코 이를 수행할 것을 독려했다.

노태우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끝낸 뒤 경제각료들과 김종인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만을 따로 불러 오찬을 나눈 것도 경제팀이 혼연일체가 되어 당면 경제위기를 반드시 극복토록 거듭 당부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현재의 우리 경제를 60년대 초반 영국경제가 직면했던 상황과 견주어 진단한 것은 앞으로의 경제정책 방향에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1950년대 10년동안 영국경제는 성장ㆍ저축ㆍ투자율에 있어 서독에 뒤지지 않았으나 60년대 초에 들어와 영국상품은 국제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한 반면 서독의 국제경쟁력은 향상되었다.

그 이유는 50년대 영국의 투자가 주로 금융및 서비스부문에 치중되어 제조업부문을 등한히 함으로써 60년대 초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던 것이다.

80년대 우리 경제는 70년대에 비하여 제조업 비중이 낮아지고금융및 서비스부문에 치중되어 왔고 특히 재테크에 열중한 것이 사실이었다.

노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이렇게된 데는 정부의 경제정책 운영에도 잘못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촉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값과 물가안정,산업평화정착과 임금안정,수출과 투자활성화도 당면경제 과제로 들고 있다.

특히 이부총리에게 우리 경제의 모든 당면과제를 검토하여 그 종합대책을 이달말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경제활성화 종합대책을 내주중에 마련,월말쯤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실명제 실시가 저축기피,부동산에의 자금집중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당초의 내년 실시에서 그 도입을 당분간 연기하는 방안을 포함,투자활성화 대책이 강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셋째와 넷째 과제인 국민화합 실현과 통일여건 조성에도 새 내각이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층간의 위화감,상대적 빈곤감의 큰 요인이 되고 있는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위해 근로자ㆍ서민을 위한 주택건설이 계속 강력히 추진될 것이다.

또 지난 임시국회에서 광주보상법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유족이나 부상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입법전이라도 특별지원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통일여건 조성과 관련해서는 북방정책의 가속화를 통해 소련ㆍ중국과의 외교관계추진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개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각종 대책이 기민하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노대통령의 이날 새 내각에 대한 지시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기 때문에 각부장관들이 전력을 다해 실천을 하게되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가 금방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이경형기자>
1990-03-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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