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저버린 대정부질문/김명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기대 저버린 대정부질문/김명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김명서 기자 기자
입력 1990-03-02 00:00
수정 199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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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하오에 열린 국회 본회의의 정치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ㆍ답변은 국정의 실질적 토의라는 대정부 질문의 본래취지와는 한참 동떨어진 수준 이하라는 평점을 받고 말았다.

우선 의원들의 질문 내용면에 있어서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희망과 기대,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과 불안감을 조목조목 짚어 나가지를 못했다는 지적이다. 소속정당이나 개인적 위상만을 고려한 자기 과시적인 질문들이 천편 일률적으로 반복됐다.

정부를 상대로 한 질문이 아니었다. 상대 당만을 의식한 자기방어와 공격성 발언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나열됐다.

질문의 절반 가량은 물론 3당통합의 당위성 여부에 대한 공방으로 메워졌다. 여당의원들은 3당통합이 4당체제의 불안정성을 타파하기 위한 「구국적 결단」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야당의원들은 「정치쿠데타」 「밀실쿠데타」라는 용어로 비난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의원들은 치안부재ㆍ물가상승ㆍ전세값 폭등 등 민생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그러나 질문의 내용은 국민생활과 직결된시정의 잘못을 지적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공허한 느낌을 주었다.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구색 갖추기식 발언이라는 의심을 갖게 했다.

의원들은 마치 단단히 벼르고 나온 것처럼 자극적인 발언만 나오면 고함을 질러댔다. 자리를 뜨는 의원도 점점 늘어나 정부측 답변순서에는 3분의2 이상의 의석이 비어 있었다.

강영훈총리등 국무위원들의 답변도 예전보다 훨씬 「당당해진」 태도변화를 보였으나 내용면에서는 성실하고 진지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이날의 국회 본회의에서는 의회민주정치의 기본룰이 잘 지켜졌다고 할 수 없을 것같다.

여야 모두는 지금 국민들로부터 또다른 선택을 받아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정계개편에 대한 시비보다는 이번 임시국회가 얼마나 민주적으로 성숙된 면모를 보여줄까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도 걸핏하면 고함과 야유가 오가 상대방의 말이 설사 거슬리더라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선량으로서의 기본 양식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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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3-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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