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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트럼프에 보낸 김정은 친서, 흥미로운 대목 있어”

文대통령 “트럼프에 보낸 김정은 친서, 흥미로운 대목 있어”

이경주 기자
이경주, 임일영, 이주원 기자
입력 2019-06-13 22:48
업데이트 2019-06-1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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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3각 물밑접촉… 대화재개 힘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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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관계가 잘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사용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관계가 잘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사용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북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틀 연속 이달 중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최근 벌어지는 남·북·미 사이의 분주한 물밑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고 공개한 친서와 관련해 현재 동시에 미국 체류 중인 서훈 국정원장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등 긴박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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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 뉴스1
서훈 국정원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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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13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무산 이후 미국이 한국에 김 위원장을 설득해 달라며 친서를 건넸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서 원장이 현재 미국에 체류하는 만큼 김 위원장의 답신 격 친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서 원장이 사전에 판문점을 갔다 왔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서 원장이 판문점에서 북측으로부터 전달받아 미국으로 가져가는 등 한국이 북미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에 있는 해리스 대사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북측으로부터 직접 받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평소 주권국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국을 통하지 않고 직접 친서를 줬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국정원을 통한 친서 전달이 수면 위에서 알려진 적은 없다”며 “그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8차례의 친서도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전달했거나 리용호 외무상이 해외 행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건네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서 원장과 해리스 대사가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미국에 체류하는 것도 의문을 자아낸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신을 받아오거나 뭔가 남북, 북미 간 메신저 역할을 하기 위해 워싱턴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해리스 대사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투자회의에 참석하고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며 “꽤 오래 머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북 간 물밑 접촉은 여러 경로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슬로포럼에서 “나는 이번 친서에 대해 사전부터 전달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노이 핵담판’ 결렬 이후 한동안 뜸했던 국정원을 통한 대북 접촉도 상당 부분 복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통일전선부의 전열 정비가 마무리됐고 새로운 정보라인이 구축됐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도 다 말하기 어렵지만 물 위에서 보이는 정상 간 만남 외에 여러 가지 길이 있다”면서도 “어느 단위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남이 이뤄지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날 오슬로 구상을 내놓고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 결국 우리가 만날지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밝혔던 문 대통령은 이날도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친서에 대해 대강의 내용을 알려준 바가 있는데 그중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재개하자’는 의사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연말이라고 기한을 설정했지만 북미 정상회담 전에 남측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 보인다”며 “북측이 답은 안 주고 있지만 북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과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북한의 조직 정비나 북미 간 기싸움으로 기다렸던 상태였지만 최근에 북측에서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회답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실무적 만남에 대한 의사를 담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직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서는 북미 간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실무 협상이나 접촉이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오슬로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06-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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