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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친노, 얄궂은 운명…같은 배 탔다 대권 라이벌로?

潘-친노, 얄궂은 운명…같은 배 탔다 대권 라이벌로?

입력 2016-05-26 17:18
업데이트 2016-05-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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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 누가 밀어줬는데…盧 서거 후 2010년 뒤늦은 참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야권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원으로 청와대 외교보좌관, 외교장관이 되고 유엔 사무총장자리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여권 친박(친박근혜)계 대권 주자로 거론되면서 친노 진영과는 가장 대척점에 설 수 있게 됐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만 하더라도 “우리가 만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우리 당 출신,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2015.12.8 관훈 토론회)라며 영입 의지까지 보였지만, 이제 상황에 따라 대권가도에서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출범 첫해 청와대에서 각각 민정수석과 외교보좌관으로 같이 일했고, 후반부에서 청와대 수석과 각료로서 호흡을 맞춰 일했었다.

특히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자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 찾지 않다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1년 후에야 뒤늦게 참배하며 비공개를 요청한 일까지 야권에서는 거론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밀어줬는데, 인간적 도리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며 해소되지 않은 앙금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26일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청와대 외교보좌관직을 신설하면서 문희상 당시 비서실장의 추천으로 반 총장을 외교보좌관으로 임명했고, 2004년 1월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 후임으로 반 총장을 발탁 영전시켰다.

2004년 6월에는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이 터지며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외교부 장관 경질 요구가 거세게 터져나왔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불가항력’이었다며 당시 반 장관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하며 경질 요구를 일축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만들기’에 나섰다.

한 인사는 “당시 사무총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것은 홍석현 주미대사였으나, 당시 안기부(현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의혹 사건에 휘말려 좌절되자, 대안으로 노 전 대통령은 반 총장을 전폭 지원했다”고 전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반 장관에게 “사무총장 도전을 하려면 외교부 장관직이 오히려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교체를 원하나”라고 의향을 물었고, 반 장관이 유임을 원하자 흔쾌히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서 반 총장이 봉하마을을 찾아오지 않으면서 양측의 관계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당시 인사들은 회상했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깍듯이 전화를 했지만,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서도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

2010년 겨울 뒤늦게 봉하마을에 참배를 왔지만, 이마저도 사적인 일정이라며 외부에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당시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관계자는 “권 여사에게 한국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비공개로 방문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유족 입장에서는 이런 태도에 섭섭함을 느꼈을 것이다. 반 총장에게도 서운한 감정이 어떻게든 전달됐을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당시 한 청와대 참모는 “한국 대표로 국제무대에서 일한 분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며 “정쟁의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동안의 업적에도 비판이 가해질 것이다. 국익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당시 핵심 인사들과 반 총장과의 관계도 완전히 달라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날 TV조선에 출연해 “(반 총장이) 김대중 정부 때 저한테 와서 입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회고했다.

권노갑 전 더민주 상임고문 역시 2014년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반 총장이) 야당 쪽에서 대선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여권의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나서는 국민의정부 인사들로부터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렇게 강한 톤의 대권 출마 시사 발언을 하는 것은 총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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