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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날’ 맞은 콜센터 노동자 “AI도 감시”

‘여성의 날’ 맞은 콜센터 노동자 “AI도 감시”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3-07 18:34
업데이트 2023-03-0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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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자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콜센터 노동자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콜센터 노동자들이 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3.8 세계여성의날 정신계승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성 콜센터 노동자들이 115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콜센터 사업장의 근무 여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는 주제로 콜센터 노동자들과 함께 회견을 열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 지원되지 않는 콜센터에서 여성 노동자의 경력 중단이 반복된다”면서 “원청은 직접 고용을 보장하고 건강권 보호조치를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여성 상담사의 평균 월급이 2020년 기준 205만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여성 상담사의 낮은 처우는 콜센터 여성 노동자의 직무능력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 인식도 한몫 한다. 콜센터는 경력이 단절됐거나 저학력 여성이 고된 육체노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빨리 취업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이날 회견에선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다음 소희’처럼 현실의 콜센터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파견업체 콜센터에서 일하는 현진아(41)씨는 은행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민원이 쏟아진 탓에 화장실을 오전과 오후 각 한 차례씩만 갈 수 있다고 했다. 현씨는 “복잡한 설명을 하느라 전화 수가 줄거나 휴대전화를 한 번이라도 보면 관리자들은 “너, 사유서 써야겠다”고 눈치를 준다”고 했다.

김금영(33)씨가 일하는 콜센터는 올해 미혼인 동료 4명이 난소암을 비롯해 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성 질환은 업무와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면서 “아파도 휴직을 한 달만 하고 다시 악성 민원 전화를 쉼 없이 받아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인공지능(AI)이 콜센터 노동자를 감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초아(39)씨가 일하는 은행 콜센터는 얼마 전부터 고객에게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여보세요”라고 하면 AI가 상담사 점수를 깎는다고 했다. 최씨는 “상담사 노하우를 수집해 AI를 개선하더니 이제는 AI가 음성을 잘못 인식해도 감점한다”면서 “AI 오류까지 보고하라 하는데 스스로 일자리를 없애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김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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