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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학생이 나눈 공 차는 즐거움···서아프리카에 축구팀 만들었다

韓 대학생이 나눈 공 차는 즐거움···서아프리카에 축구팀 만들었다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2-03-17 17:09
업데이트 2022-03-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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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청년 10명, 십시일반 후원금 모아
서아프리카에 베냉에 축구 구단 신설
“가난에 공 차지 못하는 현지 선수들 돕고파”
코치·선수단 24명으로 이뤄진 FC알바트로스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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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베냉의 FC알바트로스 팀이 ‘우리는 FC알바트로스를 사랑한다’는 뜻의 영어로 직접 만든 종이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구단명이 새겨진 유니폼과 축구화, 축구공은 한국의 구단주가 보내준 후원금과 축구용품 회사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FC알바트로스 구단 제공
서아프리카 베냉의 FC알바트로스 팀이 ‘우리는 FC알바트로스를 사랑한다’는 뜻의 영어로 직접 만든 종이 피켓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구단명이 새겨진 유니폼과 축구화, 축구공은 한국의 구단주가 보내준 후원금과 축구용품 회사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FC알바트로스 구단 제공
20대 대학생과 청년 등 10명이 힘을 모아 서아프리카 작은 국가 베냉에 축구팀을 만들고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구단명은 ‘FC 알바트로스’. 너무 큰 날개 탓에 평소에는 잘 날지 못하다가 태풍이 오면 가장 멀리, 힘차게 난다는 새 ‘알바트로스’에서 따왔다고 한다. 현지 선수들이 가난과 어려움을 딛고 세계 최고의 축구팀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이 담겼다.

2년 전 동네 친구와 동생 등 지인 9명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 구단을 설립한 대학생 이세현(26)씨는 매달 구단 운영비로 50만원을 지급한다고 17일 말했다. 10명이 각자 5만원씩 내는 식이다. 국내총생산(GDP) 112위로 경제 사정이 넉넉치 않은 베냉에서 50만원은 축구화와 유니폼 등을 사고 최소한의 훈련을 할 수 있는 운영 비용이다. FC 알바트로스에는 코치진을 포함해 24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현지 선수들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코치가 이씨에게 보내주는 훈련 사진을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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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베냉의 훈련장에서 FC알바트로스 팀 선수들이 훈련을 앞두고 모여있다. 현지 청년들로 구성된 선수들은 주 3회 정기 훈련을 진행한다. FC알바트로스 제공
서아프리카 베냉의 훈련장에서 FC알바트로스 팀 선수들이 훈련을 앞두고 모여있다. 현지 청년들로 구성된 선수들은 주 3회 정기 훈련을 진행한다.
FC알바트로스 제공
이씨는 단순히 돈을 보내는 것을 넘어 구단명과 엠블럼을 만들고 축구용품 회사 등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부탁했다. 이씨는 “소년가장으로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축구는 꿈도 못 꾸었던 선수도 있고 차비가 없어 연습을 하러 수 십㎞를 걸어오다가 경기를 포기한 선수도 있었다”면서 “현지 코치에게 ‘선수들이 잘 먹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얘기를 듣고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FC 알바트로스의 로고를 새겨 직접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와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을 파는 블로그 마켓도 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매달 용돈 20만원을 받는 평범한 대학생 이씨가 지구 반대편의 조그만 나라 선수들을 위해 후원하는 이유는 6년 전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에서의 해외봉사 경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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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베냉의 ‘FC알바트로스’ 축구팀의 구단주 이세현(26)씨가 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를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3월부터 블로그 마켓을 열고 FC알바트로스와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세현씨 제공
서아프리카 베냉의 ‘FC알바트로스’ 축구팀의 구단주 이세현(26)씨가 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해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를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3월부터 블로그 마켓을 열고 FC알바트로스와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세현씨 제공
원래 축구를 좋아해 키라바시에 축구공을 챙겨갔다는 이씨는 “현지 친구들과 축구를 했더니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항상 제가 오기를 기다리곤 했다”며 “가난 때문에 부모님의 일을 도와야 하거나 축구공 등 인프라가 없어 축구를 좋아해도 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런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했다.

이씨의 꿈은 현재 4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FC 알바트로스를 3부 리그에 진출시키고 최종적으로는 이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만들어 세계 최강의 축구팀으로 키우는 것이다.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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