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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상품화하는 클럽 폐쇄하라”…혜화역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집회

“여성 상품화하는 클럽 폐쇄하라”…혜화역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집회

오세진 기자
입력 2019-03-02 18:00
업데이트 2019-03-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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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2019.3.2 뉴스1
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2019.3.2 뉴스1
“우리는 클럽이 안전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여성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거래하는 클럽의 폐쇄를 요구한다.”

혜화역 앞에 여성들이 다시 모였다. 지난해에는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수사기관의 성차별적인 수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주로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불법약물을 이용한 남성들의 성폭력 범죄가 화두였다. 최근 ‘버닝썬’ 등 유명 클럽에서 마약을 이용한 여성 대상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 공지 글을 통해 모인 여성 700여명이 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집회 주최 측은 “그동안 남성들은 그들만의 은어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불법 강간 약물을 사용해 여성을 상품으로 거래했다”면서 “이러한 여성혐오 문화와 범죄가 만연한 클럽의 폐쇄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약물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및 판매자, 여성을 상품화한 클럽, 클럽과의 뇌물 수수로 피해자의 증언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찰, 피해자의 피해사실만을 부각시켜 2차 가해에 동조한 언론, 약물 범죄를 방기한 정부 모두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집회 참여자들은 ‘물뽕’ 혹은 ‘불법 강간 약물’이라 불리는 무색무취 마약류인 GHB 등을 상징하는 회색 옷을 입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불법 약물 카르텔, 여성들이 파괴한다’, ‘GHB OUT’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검색으로 약물 강간, 경찰은 수수방관, 여성들이 죽어가도 법률 개정 나 몰라라, 마약마켓 핑계 말고 판매업자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약 700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2019.3.2 뉴스1
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시위는 클럽 ‘버닝썬’ 사태로 비롯된 불법 약물 유통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약 700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2019.3.2 뉴스1
이번 집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가 가능했다. 주최 측은 지난달 집회 계획을 발표하며 “(회색은) 무색무취의 약물을 나타내며, 재가 타오르고 남으면 회색이 되는 것처럼 지워지는 피해자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집회에서는 불법 약물 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하는 ‘라면 끓이기’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라면 물이 끓는 것을 기다리며 휴대폰 검색으로 GHB를 주문해 배송받는 연기를 펼쳐 약물이 쉽게 거래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런데 집회 현장 바깥에서 남성들이 집회 참여자들의 사진을 찍는 듯한 모습이 보이자 집회 진행자들이 “찍지 마세요”라고 외치며 제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마약 수사관을 포함해 수사부서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버닝썬’에서의 마약 이용 성범죄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광역수사대는 조만간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를 피의자 신분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마약 투약 의혹에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를 내사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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