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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몸무게로 저울질 마라

‘나’의 가치 몸무게로 저울질 마라

이하영 기자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9-30 22:44
업데이트 2018-10-0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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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르셋 이어 ‘아이웨이’ 운동 나선 여성들

‘S자 몸매, 마른 체형, 오똑한 콧날, 쌍꺼풀에 큰 눈, 각지지 않은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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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5가지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획일적 기준이 유독 엄격하게 적용된다. ‘못생긴 외모’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웃음거리로 활용되는 일이 다반사다.

# 英 방송인 자밀이 시작… 외모 지상주의에 반기

최근 이런 ‘한국형 외모지상주의’에 반기를 들고 나서는 여성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몸무게나 외모를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아이웨이’(i_weigh) 운동이다. 아이웨이 운동은 영국 출신의 모델 겸 방송인인 자밀라 자밀(32)이 사람의 가치를 몸무게로 평가하는 사회적 시선에 저항하는 의미로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 운동이 페미니즘 운동과 함께 일었던 ‘탈코르셋’ 운동에 이어 여성의 인권과 권익을 높이고, 우리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깔린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보여주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남긴다

직장인 강모(26)씨는 지난 추석 연휴 때 태어나 처음으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강씨는 “마르고 호리호리한 몸매는 아니지만, 이 시절 내 모습이 이랬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억지로 다이어트를 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씨도 아이웨이 운동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SNS나 메신저 프로필에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연출된 것인데, 그것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사회가 정해 놓은 아름다움의 기준에서 탈피하면 삶이 더 행복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이영자 “비키니, 당당”· 에일리 “살 빼니 노래 못해”

방송·연예계에서도 일종의 ‘아이웨이’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인 이영자씨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공개했다. 이씨는 “나도 부끄럽지만, 내 몸이니까 내가 먼저 사랑하고 스스로 당당해지려고 한다”면서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심이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이런 행동에 많은 누리꾼들이 지지와 공감을 보냈다.

최근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에일리도 “무대 위에 서려고 체중 감량을 했더니 내 노래가 안 나오더라”면서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살기로 했다”고 고백해 큰 응원을 받았다.

# 패션계, 큰 체형 ‘플러스 사이즈’ 모델 속속 등장

큰 키에 마른 체형들의 ‘전유물’이었던 모델 업계에도 최근 몇 년 새 기존 모델보다 체형이 큰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런던 패션위크에 참가한 한 의류 브랜드는 ‘빅 사이즈’ 모델을 함께 무대에 올리는 쇼를 준비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각종 의류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 쇼핑몰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 대회를 열기도 했다. 유튜브에서도 ‘빅 사이즈 코디네이션’을 콘텐츠로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10-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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