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소식에 자본 해외 유출 우려...거래소 ‘난민’도

입력 : ㅣ 수정 : 2018-01-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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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큰손들, 지난달부터 해외로 대거 엑소더스
해외 거래소 이용 준비엔 3시간~10분이면 충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등 ‘극약처방’과 같은 전면규제 법안을 밝히면서 국내 투자자본이 해외로 대거 유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세금 부과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달리 거래소에 ‘대못’을 박겠다는 방침을 밝혀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이 잠정 중단된 1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오는 20일 무렵 가상화폐 신규 거래를 위한 ‘실명 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시중은행에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이 잠정 중단된 1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오는 20일 무렵 가상화폐 신규 거래를 위한 ‘실명 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시중은행에 도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전면폐지 등을 담은 규제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결정할 경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거래소를 폐쇄하는 국가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의 거래는 사실상 불법으로 규정되게 된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나 이용자는 국경 문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가상화폐의 특징을 이용해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해외로 옮겨갈 수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 난민을 만드는 셈이다.

국내 거래소가 폐쇄되면 해외거래소로 옮겨서 쉽게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업비트와 빗썸 등 대다수의 국내거래소들이 지갑주소를 통해 해외거래소로의 화폐 이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비트에서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이후, 해외거래소에 만든 비트코인 계좌로 비트코인을 옮기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해외전송시간은 최대 3시간, 이더리움 등은 10분내에 가능하다고 뉴스1이 전했다. 특히 업계 1위인 업비트의 경우, 미국의 비트렉스와 연동해 거래서비스를 제공한다.
간담회장 들어서는 박상기 법무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조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1.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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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장 들어서는 박상기 법무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조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1.11. 연합뉴스

해외거래소 계정은 실명제가 의무화된 우리나라 거래소와 달리,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조치없이도 구글계정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10분안에 만들 수 있다. 이날도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언급하자, 코인익스체인지 등 해외거래소들의 접속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12월 말부터 국내 가상화폐 큰손이 바이낸스, 코인익스체인지 등 해외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말 국내 주요거래소 이용자는 12월초 대비 10% 이상 줄었다. 실례로 빗썸의 경우, 12월 마지막주(WAU) 이용자는 전주대비 10% 감소한 150만명에 그쳤고, 업비트 역시 10만여명 감소한 116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김치프리미엄은 40%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지속적으로 언급할 경우,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 역시, 모든 거래소를 폐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거품을 빼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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